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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의 위험 속에서 쏘아 올린 축구공 태국 2018.04.03 446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16년 480만 명의 인구가 성 착취를 당했습니다(2018). 이 중 21%인 100만 명은 18세 미만의 어린이입니다. 이런 충격적인 숫자의 대상은 비단 여자 어린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무시무시한 성매매의 위험에서 남자 어린이들을 구해낸 태국의 한 컴패션 어린이센터가 있습니다. 어린이센터 선생님의 뜨거운 노력, 어떤 이야기인지 들어보시겠어요?



돌아오지 못한 어린이들

태국 북부 치앙마이(Chiang Mai)의 한 슬럼가입니다. 불이 환히 켜진 채 에어컨 바람이 살랑이는 게임방이 있습니다. 슬럼가에 웬 게임방이냐고요? 25센트만 있으면 한 시간 내내 게임을 할 수 있는 값싼 아지트입니다. 이곳에서는 배고프고 괴로운 현실도, 어두컴컴하고 꾀죄죄한 집도 모두 잊을 수 있습니다. 6살짜리 꼬마도 보입니다. 슬럼가 소년들이 바글바글한 이곳, 감시하는 눈이 없는 틈을 타 누군가가 이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 슬럼가에서 5년 넘게 일한 완차이 완카삼산(Wanchai Wankasamsan) 컴패션 어린이센터 센터장은 안타까운 현실을 목격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성매매의 대상으로 태국의 어린 소년들을 찾습니다. 형들이나 또래들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돈을 받고 게임방에서 어린 친구들을 모집합니다. 근처 호텔로 데려가죠. 성매매로 만난 관광객과 태국 소년은 때로 연인 사이로 발전해 관광객이 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용돈을 보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슬럼가 소년들이 게임방에 빠진 나머지 교내 귀중품 절도를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중 두 명은 완차이 어린이센터장의 도움을 받아 멀리 떨어진 학교로 전학을 가 다시 공부할 수 있게 됐지만, 나머지 두 명은 학교를 거부하고 결국 성매매로 돈을 버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자녀가 성매매의 길로 빠지는 동안 부모님들은 어디 계셨던 걸까요? 완차이 센터장은 동남아 여행의 꽃,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한 야시장이 바로 부모님들의 일터라고 말합니다. 관광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전통복장을 입고 수공예품이나 플라스틱 인형을 파는 것이죠. 자녀를 위해 나선 부모님들이 정작 어린이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관광객들을 상대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이 슬럼가의 슬픈 단면을 보여줍니다.

어린이들이 게임비를 마련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학교에 갈 때 점심값으로 하루 평균 받는 80센트의 돈을 음식에 거의 쓰지 않고 모으면 됩니다. 어린이들은 밤에 부모님이 일을 나간 틈을 타 게임방으로 달려갑니다. 어른들이 손 쓸 새 없이 도착한 게임방, 그곳에서 몇 날 며칠을 보내기도 합니다.

완차이 센터장은 자녀가 어떤 위험에 처해있는지 부모님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곳 부모님은 대부분 글을 모릅니다. 아이가 인터넷을 쓰면 적어도 컴퓨터 기술을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온라인 게임 중독 또는 부적절한 인터넷 문화에 노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부모님들은 자녀가 범죄조직에 들어가거나 마약에 중독되는 것보다는 게임방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늦기 전에!

상상해보세요. 자녀가 성매매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억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망연자실하게 눈물이 고이기는 완차이 센터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소년이 한 번 그 세계에 빠지면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빠르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삶은 힘겨운 환경에 찌들어 있던 어린이들에게 마약과 같습니다. 빠져나오려고 할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에이즈와 같은 성병이 성매매를 통해 창궐합니다. 성매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건강뿐만이 아닙니다. 뒤늦게 정신적 충격이 찾아오는 것은 물론, 교육의 기회가 사라지고 가족이나 친구 관계가 깨지는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상처를 입습니다. 그리고 대개는, 죽음에까지 이릅니다. 가난이 속삭이는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찾은 게임방은 더 위험한 유혹으로 어린이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갑니다.

“어린이들이 최악의 경우까지 가도록 도저히 놔둘 수 없었습니다. 성매매에 발을 들이기 전, 아니 컴퓨터 게임에 빠지기 전에 막아야 했죠.” 완차이 센터장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인기 만점 축구교실

완차이 센터장은 게임방에서 시작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혈기왕성하고 사고뭉치인 소년들을 교회나 주일학교로 유도하는 건 당연히 어렵습니다. 어른들의 잔소리도 없는 환경에서 자란 슬럼가 어린이들이니까요. 앉아서 차분히 선생님 말씀을 들을 리가 없죠. 몇 번이고 시도는 해봤습니다. 소용이 없더군요. 아이들이 모두 등을 돌렸습니다.”

2013년, 완차이 센터장은 슬럼가 어린이들의 삶을 바꿀 새로운 전략을 고안했습니다. 바로 축구교실을 연 것입니다. 축구교실은 마을 어린이 모두에게 문이 활짝 열려있었습니다. 교회 어린이 9명과 딱 1명의 슬럼가 어린이로 시작된 축구교실은 조금씩 슬럼가 어린이들 마음의 문을 두드렸고, 그 인기는 날이 갈수록 고공행진 했습니다.

축구교실이 확대되면서 필요한 비용도 늘어나고 완차이 센터장의 고민도 늘어나던 그때, 어린 소년들을 구출하는 이 싸움에 컴패션의 지원이 확대됐습니다. 오늘날 축구교실은 컴패션의 도움으로 풀타임 코치와 유니폼, 축구화까지 멋지게 갖춘 정예부대로 거듭났습니다. 멤버 수는 벌써 30명에 달합니다. 슬럼가 어린이는 대부분 축구교실에 참석한다고 볼 수 있죠.


아버지에게 학대당한 기억을 가진 많은 슬럼가 어린이들에게 롤모델의 부재는 큰 문제였습니다. 축구교실 코치와 트레이너들은 그런 어린이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돼주었습니다. 축구교실 총감독 피탁 파오디(Phithack Phaodee) 코치도 그중 한 명입니다. 신나고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엄격한 규율 속에서 진행되는 코치의 수업은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입니다. 파오디 코치는 지인에게 부탁해 프로 축구장을 빌려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랑과 엄격함이 공존하는 코치의 모습은 어린이들에게 그야말로 영웅과도 같습니다.

완차이 센터장은 축구교실을 통해 부모님들의 마음도 사로잡았습니다. 밤에 힘겹게 일을 다녀오면 안 보였던 아이들이 요즘엔 축구교실에 다녀온 후 가만히 집에서 곯아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푹 쉬고 다음 날 맑은 정신으로 학교에 갑니다. 폭우로 축구연습장이 진흙탕이 되던 어느 날, 부모님들은 십시일반 비용을 마련해 곧 있을 토너먼트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인조구장을 대여해주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맘껏 꿈꿀 수 있도록


완차이 센터장의 축구교실은 차츰 성매매를 물리쳤습니다. “어린이센터 축구교실에 참석하는 어린이 중 성매매에 가담한 어린이는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최근 이곳 슬럼가에는 성매매 업자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공급이 끊기자 업자들이 이 지역을 찾지 않게 됐고, 성매매로 빠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긴 것입니다.

컴패션에 등록돼 어린이센터에 다니고 축구교실에 참가하게 되면서 어린이들은 자연스레 성매매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완차이 센터장은 어린이들이 컴패션에 등록되면 이제는 자동으로 성매매에서 보호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말합니다.

“이번엔 여자 어린이들과 함께 배구팀을 결성해보고자 합니다. 어린이들이 기대에 잔뜩 부풀어있습니다.” 완차이 센터장이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곳 컴패션 어린이센터는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무엇보다 예방에 힘쓰기 위해 다양한 계획으로 가득합니다.

꿈을 잃은 어린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다는 컴패션의 사명은 예방할 수 있을 때 가장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들은 이제 야심한 시간까지 어두운 게임방에 머무는 대신 밝은 태양 볕 아래서 축구공을 찹니다. 축구공과 함께 난생처음으로 희망을 맛봅니다. 그 희망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금 잡은 어린이의 손, 끝까지 놓지 말아 주세요.

▲ 본 이야기는 어린이와 보호자의 동의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지역명을 밝히지 않았으며 게재된 사진은 어린이 성매매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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