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 건너뛰기 링크공감꿈꾸는 어린이
나보다 키 큰 나의 어린이들, 11년 가족탄생기 이은주 후원자님 ㅣ 2017년 10월 서아프리카 비전트립 참가 부르키나파소,가나,토고 2017.12.06 473

“아이들을 만나기로 한 날 아침이었어요.
키가 큰 아이들이 앉아 있는데,
누군지 바로 알아 보겠더라고요.”

11년 동안 편지만 주고받던 가족이 만났습니다.
헤어질 땐, 언제 만날지 기약할 수 없으면서도
“안녕, 잘 가”라고 웃으며 손을 흔들 수 있는
아주 신기한 가족입니다.

컴패션 안에서 가족을 만난 이은주 후원자님의 이야기입니다.



11년 컴패션 경력, 11번의 비전트립,

지난 9월 28일에서 10월 10일까지 서아프리카 3개국(부르키나파소, 가나, 토고) 비전트립에 다녀왔어요. 서아프리카로 한국컴패션이 비전트립을 간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게 이번 비전트립이 정말 특별했던 것은 그중 부르키나파소가 11년 전, 제가 처음 컴패션에서 후원한 두 명의 어린이가 사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이전에 10번의 비전트립을 참여했지만 처음 후원한 친구들을 만난 것은 정말 남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컴패션을 만난 이야기를 하려면, 2006년 부르키나파소로 봉사활동 간 이야기부터 해야 해요. 그때, 생활고와 부모의 의지 부족으로 교육조차 제대로 못 받고 있는 많은 어린이들을 만났죠. 그중 고사리 같은 손으로 벽돌을 만들던 한 어린이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제가 이 어린이를 잊지 못하는 것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절망감 때문이었어요. 물론 음식도 주고, 간단한 치료도 해줄 수 있었고 많은 도움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방법은 없을까, 이 어린이들을 양육하고 공부시키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었어요.

이듬해 2007년 봄, 교회에서 한국컴패션 소개 책자를 보고 이거다 싶었어요. 즉시 한국컴패션 홈페이지에 들어갔고 부르키나파소에 살고 있는 하미두(Bilgo Hamidou)와 드제네바(Djeneba Belemnaba)와 결연했어요. 그후 컴패션 일반인 홍보대사(VOC, Voice of Compassion)로 활동하면서 필리핀의 사브리나(Sabrina Abas) 어린이와도 결연했답니다.


마침내 만난 나의 첫 번째 어린이들


하미두와 드제네바는 각각 다른 센터에서 등록되어 있어서 선생님들이 데리고 오셨어요. 이 친구들이 호텔 로비에 앉아 있는데, 보자마자 제 후원 어린이들인 줄 알아차렸어요. 저보다 키가 큰 이 친구들을 본 제 첫 감상은 이거였습니다.
“아! 컴패션에서 잘 먹였구나.”
이들이 사는 곳은 정말 먹을 게 없다고 들었어요. 일 년 중, 우기 4개월 동안만 농작물이 자라고 그 다음에는 없대요.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잘 큰 것이 정말 감사했어요. 그런데도 우리 세 사람은 첫 만남에 잠시 서로 말이 없었어요. 버스 타고 가면서 말문이 트여,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죠.

둘은 이제 16살이에요. 정말 친구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10대 친구. 처음 만났을 때는 울컥했는데, 헤어질 때는 ‘잘 가’라고 손 흔들며 웃으며 헤어졌어요. 언젠가 또 볼 것 같은 느낌이에요.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는 그런 편한 친구 사이처럼 느껴져요.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랄까요.


밝은 드제네바와 수줍은 하미두

“아빠의 아내가 세 명이에요.”
기도 제목을 묻자, 드제네바가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어요. ‘엄마가 세 명이에요’, 라고 말하지 않더라고요. 드제네바의 집에는 18세 미만 가족이 열 명이 넘고 20대도 있다고 했어요. 드제네바가 보여준 사진에는 자신과 엄마가 같은 세 명의 형제만 있었어요. 그런 집에서 사는 드제네바의 심정이 어떻겠어요. 그런데도 제 질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참 밝았어요. 반면 하미두는 수줍음이 많았어요. 제가 질문하면 드제네바가 먼저 밝게 이야기하고 드제네바가 머뭇대는 하미두의 옆구리를 쿡 찌르곤 했죠.



내 어린이의 모든 것

정말 놀란 것은 선생님들이 가져오신 어린이 자료였어요. 선생님들이 가져오신 자료에 2007년부터니까 11년 동안의 모든 기록이 다 있는 거예요. 제가 선물금 보낸 거, 사진, 선물 산 사진. 초기에 보낸 편지들은 선생님들이 일일이 다 베껴 써서 보관해 놓았더라고요. 그 뒤 편지들은 복사했고요.

저는 이전에도 다른 수혜국에서 어린이 자료들을 많이 봤었어요. 그때마다 감탄하긴 했었는데, 부르키나파소가 워낙 열악한 곳이라고 들어서 그보단 못하겠지 지레짐작했죠. 그런데 똑같더라고요. 이 긴 시간 동안의 기록은 급히 만들어낼 수 없잖아요. 제가 부르키나파소에 갈 줄, 제 후원아이들을 만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전 세계 컴패션 어린이센터에서 같은 양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제 후원아이들을 통해 경험하니까 더 감동이었어요.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어요. 하미두 선생님이 말하길, 하미두가 학교에서 교우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하미두는 수줍은 친구예요. 그런 아이가 자신의 어려운 이야기를 선생님께 할 수 있다는 게 보였어요. 십대는 부모님들도 다가가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하미두의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두 분 선생님들이 진심으로 이 친구들을 아끼고 섬겨 주는구나 확신하게 되었죠.

▲ 드제네바가 선물한 옷을 입고

드제네바는 경찰이 되고 싶어하고, 하미두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의사가 꿈이라는 하미두에게 선생님이 그러면서 수학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시더라고요. 정말 부모의 마음이지요? 둘 다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하미두는 고등학교 졸업하면 결혼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또 옆에서 의사되려면 7년은 더 공부해야 하는데, 27살까지는 결혼 못한다고 하니까 하미두가 끄덕끄덕하며 알겠다고 하는 거예요. 정말 순해요, 그렇지요?

마지막 날 가나를 방문해서 졸업생들을 만났어요. 저희 테이블에 왔던 졸업생이 제복을 입은 여자 경찰이었어요. 정말 멋졌어요. 경찰이 꿈인 드제니바 생각이 바로 났어요. 같이 사진 찍었는데, 드제네바에게 사진이랑 같이 편지 써주려고요.


▲ 11년 동안 훌쩍 큰 드제네바와 하미두 사진(첫 번째 사진과 가장 최근 사진)


천국 같았던 비전트립, 컴패션 애드보킷 컨퍼런스

2008년 도미니크공화국에서 열린 컴패션 후원국의 애드보킷 컨퍼런스에 참석한 일이 많이 기억나요.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관심의 대상이 되었죠. 왜냐고요? 한국은 컴패션이 시작된 곳이잖아요. 한국 어린이를 3명이나 입양하신 호주 아주머니, 한국 어린이를 시작으로 50년 이상 아이들을 후원하고 계신 미국인 노부부, 중학생 딸아이의 간청으로 한 어린이를 후원하기 시작하여 온 가족이 후원자가 된 영국의 한 가족 등등 배우고 나눌 이야기가 무궁 무진했어요. 이런 분들의 사랑으로 우리 나라의 전쟁고아들이 살았던 것임을 알 수 있었죠. 이런 분들과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고 아침저녁으로 예배를 드리다 보니 천국 가면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경이 넓어질 수 있도록 해준 컴패션

2009년 인도네시아 비전트립을 갔을 때, 앨란이라고 컴패션 직원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 친구가 컴패션 출신이었는데 초반에 후원자가 몇 번 바뀌면서 이전 후원자로부터 편지를 한 통도 받지 못했어요. 본인이 사랑 받지 못하기 때문에 후원자로부터도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대요. 마지막 후원자가 미국 분이신데, 그분들이 편지에서 사랑한다고 사랑스러운 아이라고 계속 보내주어서 결국 그 말을 믿게 되었대요. 같이 간 우리가 다 반성을 했어요.
이를 계기로 교회 안에서 후원자들과 한 달에 한 번씩 편지 쓰기 모임을 시작했어요. 모임이 계속되어서 2012년 2월에는 대전·충청 후원자 모임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 50명 모이셨는데 점점 줄어서 20여 명이 매달 모이는 정기 모임이 되었어요. 전국구 모임이에요. 홍성, 청주, 평택, 천안… 서울에서도 매달 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너무 따뜻하고 좋다고. 컴패션 후원자라는 하나된 마음으로 모여서 가능한 것 같아요.


컴패션을 만나서 제 지경이 더 넓어지고 있어요. 다른 지역 컴패션 모임도 돕고 교회도 더 열심히 섬기게 되요.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는 저 사람 정말 열심히 봉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냥 좋아서, 즐거워서 해요. 하나님도 억지로 하는 거 원하지 않으실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해요,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요!


댓글 입력창 댓글  {{total}} 0 / 300자
  • {{item.user_id}} {{item.body}}
    수정 삭제 {{item.reg_date | date : 'yyyy-MM-dd HH:mm:ss' }}
    0/300자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