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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로 잠긴 마을, 희망을 떠올린 사람들 페루 2018.08.07 283

▲ 홍수를 딛고 일어난 페루의 8살 소년 하이르(Jahir)

2017년 3월 27일 밤, 2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페루를 강타했습니다. 국토 절반이 파괴되고 90여 명의 사망자와 12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2천 명이 넘는 컴패션 어린이들도 홍수의 피해를 입어 전 세계 후원자들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한국 역시 후원자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2천 2백만 원 이상의 기금이 모금돼 어린이들에게 다시 꿈꿀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1년이 지나고, 후원자님께 감사를 전하는 어린이들의 수줍은 목소리를 전해드립니다. 페루의 8살 소년 하이르(Jahir)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후원자님이 전해주신 희망은 어떤 열매를 맺고 있을까요?


지붕 위에서 12시간



▲ 물에 잠긴 페루

“바깥은 깜깜했어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잠이 오지 않았어요. 아빠가 저희를 깨우고 옷을 챙겨 나가라고 하셨어요. 아빠는 집에 남아 물건을 더 챙기셨고요. 그런데 물이 차올라 문이 닫힌 거예요. 다행히 이웃 어른들이 아빠를 꺼내주셨는데 아빠가 나오시자마자 눈앞에서 집이 무너졌어요.”

하이르(Jahir)는 자신이 자란 집이 눈 깜짝할 사이에 무너져 내린 그 날을 떠올립니다. 이곳은 피우라(Piura)주에 있는 작은 도시 비야 바타네스(Villa Batanes) 입니다. 그날 불어난 강물은 비야 바타네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재해 중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수천 채의 가구가 잠겼습니다. 하이르의 가족이 살던 집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가족들은 언덕 위로 대피해 마을 사람들과 함께 거센 물살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돼지, 닭들까지도 강물에 쓸려내려 가고 있었습니다.


▲ (좌)홍수 피해민들의 모습, (우) 물에 잠긴 마을

하이르의 어머니인 에스텔라(Estela)가 말했습니다. "가족들과 한 달이 넘도록 언덕 위에서 지냈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눈을 뜰 수가 없었어요.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았습니다. 물이 그렇게 많이 흐르는 건 난생 처음 봤습니다. 천둥 번개도 엄청났죠. 온 세상이 번쩍번쩍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마을은 큰 피해를 입고 식수와 식량 부족에 허덕였고 설상가상으로 뎅기열까지 퍼졌습니다. 재해, 재난 지역은 고인 물로 인해 뎅기열과 같은 전염병이 창궐합니다. 하이르도 뎅기열을 앓았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발진도 생기고 혈관도 부어오르고 몸이 빨간색으로 변했어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함께하는 컴패션


▲ (좌)어린이센터에서 도착한 모기장과 식수보관용기, (우)어린이센터를 통해 진행된 질병 예방 교육

컴패션 직원들은 북부지역부터 차례로 피해 가정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대부분 홍수로 인해 집을 완전히 잃은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가정은 친인척의 집이나 임시대피소로 지정된 지역교회로 대피한 상태였습니다.

컴패션은 피해를 입은 컴패션 어린이와 어린이 가정을 위해 긴급 식량 지원 사업과 뎅기열 예방사업을 시행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후원자님들이 힘을 모아 27만여 달러(약 3억 천만 원)의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컴패션은 가장 먼저 생수, 참치통조림, 쌀, 면류, 설탕, 우유 등의 식료품과 위생용품으로 이루어진 긴급 지원 물품을 전달했습니다. 집을 잃은 가정에는 매일 하루 세끼의 식사를 한 달 동안 제공했습니다. 또한 지역별 교회 연락망을 구축, 주변 협력 기관들을 통해 의류, 이불, 식료품 등의 후원 물품들을 기증받아 어린이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총 2,400개의 가정 및 6,466명의 어린이가 감염 예방을 위한 모기장과 위생키트를 제공받았습니다. 컴패션과 정부 당국의 협력으로 체계적인 질병 예방 교육도 이뤄졌습니다. 총 6,466명이 뎅기열 예방사업의 도움을 받아 여러 질병의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았습니다.


[긴급 식량 지원 사업]

긴급지원 물품 전달 : 3,251개 가정에 식료품, 생수, 위생용품 전달

텐트 제공 : 집을 잃은 가정에 총 242개의 텐트 전달

비닐 제공 : 지붕을 덮어 임시로 비를 막기 위한 1,081개의 비닐 전달

침대 및 이불 전달 : 655개의 침대와 255개의 이불 전달

의료 지원 : 약 1,500명의 후원 어린이들과 그의 가족들 대상 긴급 진료 시행


[뎅기열 예방사업]

뎅기열 예방을 위한 모기장 분배 : 컴패션 직원들의 가정 방문, 규모 파악, 모기장 구매 및 전달

안전한 물 섭취를 위한 식수보관용기 분배 및 교육 : 폭우 피해 입은 2,200개의 가정 위한 2,200개 식수보관용기 구매, 가정 내 안전한 물 보관법 교육

질병 예방 교육 진행 : 각 지역 컴패션 어린이센터에서 어린이, 부모, 직원 대상 뎅기열 예방법, 올바른 위생 습관 교육, 페루 보건 당국의 위생 교육자료 어린이 가정에 배포


▲ (좌)피해지역으로 긴급지원 물품을 운송하는 모습, (우) 긴급지원 물품 수량 점검

컴패션의 아드리안(Adrian) 선생님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식료품과 물을 마을로 운반했습니다. 헬리콥터가 아니었다면 강이 범람해 도저히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이르의 어머니 에스텔라는 컴패션의 도움을 받았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목사님, 어린이센터장님, 컴패션 선생님이 곧바로 와주셨어요. 너무 기뻤습니다. 컴패션에서 처음 받은 건 모기장이었어요. 모기와 벌레가 가득했는데 모기장을 받은 이후부터 비로소 편히 쉴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도와주셔서 청소 도구도 구하고 가져다주신 버너와 음식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두 달 동안 컴패션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았습니다.”


▲ 하이르의 가족은 조립식 주택, 새 침대, 모기장을 지원받았습니다.


그 이상의 도움

잠시 피신해 있던 가족은 마침내 집에 돌아갈 생각에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돌아간 곳엔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집은 부서져 있었고 무릎까지 차오른 진흙을 헤쳐나가면서 보이는 건 수천 구의 동물 사체와 모기를 비롯한 각종 벌레였습니다.

주민들이 홍수의 피해에서 회복하는 동안, 컴패션은 어린이 가정에 구호품이나 음식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영적, 정서적 지원에 나섰습니다. 순식간에 들이닥친 피해로 충격을 입은 가족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컴패션 선생님들은 어린이 가정을 집집이 방문해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때론 어린이들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하이르의 어머니 에스텔라가 말했습니다. "하이르가 홍수를 겪고 굉장히 힘들어했습니다. 학교 성적이 갑자기 떨어졌어요. 학교 선생님은 심리상담을 받아보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하이르는 항상 멍하니 자기 생각에 깊이 빠진 것 같았어요. 뭘 하려고 해도 주위가 산만해져서 쉽지 않았죠. 엄마로서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하이르가 덧붙였습니다. "언제 집을 다시 지을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엄마와 컴패션 선생님은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으면 곧 집을 되찾을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을 믿기로 했어요.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니까 곧 헤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컴패션에선 하이르의 가족에게 조립식 주택을 지원했습니다. 하이르는 꿈꾸던 집을 받고선 신이 났습니다. “집이 새로 생겨서 너무 좋아요. 홍수가 나서 이사간 집은 별로였어요. 너무 덥고 지붕에 난 구멍으로 비도 샜거든요. 지금 집이 훨씬 더 좋아요. 편하게 잘 수 있어요.”

하이르는 가족들과 컴패션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미소를 되찾았고, 어느새 성적을 회복했습니다. “저는 공부하는 게 정말 좋아요.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예요. 커서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어요.”

어머니 에스텔라가 말합니다. “가족이 예전보다 가까워졌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회복됐어요. 하이르는 컴패션을 ‘작은 학교’라고 불러요. 컴패션 어린이센터에 가는 걸 정말 좋아한답니다. 제가 아무 말 안 해도 혼자 척척 준비해요. 시간이 되면 자전거를 타고 알아서 출발한다니까요. 하나님에 대해 알아가는 게 재밌나 봐요.”



“하나님은 제 안에 계세요.
볼 수는 없지만 항상 곁에 계신다는 걸 알 수 있어요.”

- 하이르


희망이라는 선물


▲ 칠면조를 돌보는 하이르

홍수가 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끝났습니다. 부서진 집의 잔해는 여기저기서 보이지만 마을은 예전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고 있습니다. 하이르는 다시 눈을 반짝이며 귀여운 미소를 짓습니다. 하이르의 집에는 작은 우리가 생겼습니다. 칠면조를 돌보는 것은 하이르의 몫입니다. 컴패션은 홍수 이후 닭과 같은 가축을 제공해 가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 새로운 인형을 선물 받은 유카리

“컴패션에서 이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음이 축복입니다.
컴패션과 함께할 수 있도록 선택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남편이 번 돈으로는 끼니를 겨우 해결했어요.
집을 수리할 여유가 없었죠.
이젠 딸들이 우리 집 너무 예쁘다고 말합니다.
너무나 큰 도움이 됐습니다.”

- 페루컴패션 어린이 유카리(Yukari)의 어머니 마리아(Maria)


▲ 아델라가 후원자에게 선물 받은 자전거

“홍수 때 고장 난 자전거를 아델라가 계속 그리워했어요.
후원자님께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전거를 받아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자전거는 저희에게 희망의 상징입니다.
후원자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컴패션이 없었다면
홍수로 모든 걸 잃고 누가 저희를 도울 수 있었겠어요.
컴패션과 후원자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이 모든 걸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려요.”

- 페루컴패션 어린이 아델라(Adela)의 어머니 록시나(Roxina)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현지의 컴패션 어린이센터뿐만이 아닙니다. 후원자의 편지도 있습니다. 후원자의 편지를 보며 어린이들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홍수로 집이 무너졌지만 누군가가 나를 걱정하고 기억해준다는 것. 홍수로 모든 것을 잃었지만 다시 회복하기까지, 그 모든 여정에는 기도와 후원금으로 함께해준 전 세계의 후원자가 있었습니다.


▲ 후원자가 보낸 응원의 편지를 읽고 있는 멜라니(Melany). 멜라니의 가족은 홍수 이후 도로 근처로 피신해 비닐 시트를 덮은 집에서 임시로 지내다가 컴패션에서 조립식 주택을 받고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컴패션은 후원자의 사랑으로 계속해서 페루의 어린이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가난과 재해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이 없다는 거짓말을 하지만 컴패션은 어린이들이 그 거짓말을 깨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후원자님 감사드려요. 사랑해요. 저도 후원자님을 위해 기도할게요.”

- 유카리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하시니라”
_ 요한복음 16장 33절 (한글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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