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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엄마, 15년 후원의 길 김경아 후원자 2018.11.05 572



나의 딸, 에이프릴.
네가 벌써 졸업한다는 게 믿기지 않아.
나를 제2의 엄마로 여긴다고 했던 말 기억하니?

어엿한 숙녀, 멋진 선생님이 되어
네가 원했던 대로 예수님의 향기를 마음껏 전하렴.
엄마가 계속 기도해줄게.

엄마가 바이올린 연주하러 필리핀에 가게 되면
우리 그때 꼭 만나자.
사랑해! 우리 딸.

컴패션과 함께한 15년

2003년, 저는 한국컴패션 시작과 함께 에이프릴 후원했어요.
그리고 몇 일 전, 필리핀에 사는 에이프릴이 컴패션 졸업을 앞두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에이프릴은 제 아들과 동갑이거든요.
순식간이더라고요. 솔직히 15년이란 세월이 안 느껴졌어요.
후원은 자녀를 키우는 것과 다름 없어요.


에이프릴의 성장사진

그래서 첫 편지, 성장한 사진, 최근 사진을 나란히 놓고, 잠잠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때 알았어요!
‘내 딸, 진짜 많이 컸네. 제법 아가씨 티가 나네!’

컴패션 어린이에게 발견한 것

2004년 태국을 방문했을 때예요.
우연히 길을 걷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를 목격했습니다.
길바닥에 쓰러진 아이는 이마가 찢어지고 피를 흠뻑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곳엔 에이즈 환자가 많아서 피 흘리는 아이를 누구도 돕기 꺼려하더라고요.
그런데 순간, 병원 차가 아닌 리어카가 와서 아이를 실어갔습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컴패션 어린이센터에 가까워질수록 찬양소리가 들려왔어요.
목소리가 화려하고 기교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한 소절, 한 소절 얼마나 성심 성의껏 노래하던지요.
그리고 밥을 나눠주는데 아이들이 차례차례 줄을 서서 친구들을 배려하며 기다렸습니다.
이전에 길가에 아이들에게 죽을 나눠줬는데, 덤비듯 가로채며 죽을 주머니에 넣더라고요.
얼마나 배가 고프면 그럴까 이해하면서도 그 눈빛이 너무 마음 아팠어요.
감사와 기쁨이 뭔지 아는 컴패션 어린이들은 소망이 있었어요.
더 많은 어린이들이 컴패션 울타리 안에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성공?

저는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12살에 미국으로 유학 가서, 16살에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했습니다.
그때 저는 행복과 성공의 조건이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것,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것, 최연소로 대학에 입학하는 것,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제 행복이었죠.
그때 저는 하나님을 요술램프의 지니, 산타클로스처럼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16살 때, 국제 콩쿠르에 나갔는데 본선에서 떨어졌던 사람이 갑자기 올라오게 되고, 결국 4명 중 3명이 수상하는 최종 발표에서 저만 똑 떨어진 거예요.
지금까지 그런 경험이 종종 있었거든요.
쌓였던 감정이 폭발해 허허벌판에서 크게 소리를 질렀어요.
“당신은 하나님이 아닙니다!
자기 명예를 위해 우리를 이용하는 겁니까?
나 당신 떠나서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가진 것과 받은 것

연습 중독자처럼 남들이 보면 피 한 방울 안 날 정도로 독하게 살았지만 사실 굉장히 불안했죠.
두렵고 무섭고 원망스럽고.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삶의 주인이 내가 될 때 찾아오는 고독, 그리고 가난.
그렇게 지내온 4년.
어느 날, 저도 모르게 교회에 찾아가 2시간 넘게 엎드려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어요.
그때 하나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내 것인 양 양손에 힘껏 쥐고 있었던 거죠.
‘맞아, 나는 청지기구나.’

재물과 마음

가정에 재정적인 부분이 갑자기 어려워져 집안의 물건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컴패션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어려운 이야기를 건네야 했습니다.
“당분간 어린이 후원을 할 수 없습니다.”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더라고요.
내 잘못, 내 죄인 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어요.
그리고 몇 달 후, 40만 원의 소득이 생기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제가 후원했던 다섯 명을 다시 후원한 겁니다.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말씀을 떠올리면서.

제2의 엄마

에이프릴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품었던 꿈이 지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이뤄진 것 같아요.
제가 딸이 없고 아들만 둘이에요.
그래서 에이프릴을 딸처럼 생각하고, 아들과 같은 기도를 해왔습니다.
‘지혜를 주세요.
유혹에 휩쓸리지 않게 지켜주세요.’
에이프릴은 편지에 선택의 길목에서 제가 도와준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신 에이프릴이 저를 제2의 엄마로 생각한다는 말엔 우리의 마음이 닿은 건지,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내 딸, 내 새끼, 우리 예쁜 에이프릴.’

“하나님께서 빚은 자
하나님께 빚진 자
나와 에이프릴을 만나게 하신
주님, 감사합니다.”

마음 울리는 음악

저는 오늘도 음악과 사랑이 필요한 곳에 가서 바이올린을 연주합니다.
사실 제 양팔 인대가 다 끊어졌어요.
왼쪽 어깨는 많이 좋아졌지만 오른쪽 어깨 인대가 끊어져서 철심을 3개나 박은 상태입니다.
세상 음악은 사람의 감정은 건드릴 수 있어요.
잠시 기쁘고 슬플 수는 있어도 뒤돌아 나오면 잊어버리죠.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만지는 건, 하나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쓰임 받는 그릇으로 준비될 수 있도록 단련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꿈

제겐 두 가지 꿈이 있습니다.
하늘나라 가기 전, 하늘나라에 가서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하나는 북한이 열리고, 그 땅에 들어가 ‘joyful joyful’을 연주하는 것.
나머지 하나는 천국의 오케스트라 악장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 가까이에서 이 땅에 힘들게 살았던 어린이들과 함께 마음껏 찬양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에이프릴과 같은 아이들을 통해 저는 이미 천국을 발견했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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