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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션현장

어린이 학대가 쓴 일기장

  • 작성일 2022-11-11

  

 

어린이 학대가 쓴 일기장

   

작성 : 중남미 지역 ‘어린이 학대’

    

   

   

  

*11월 19일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이 날을 맞아, 어린이 학대가 어떻게 우리의 무의식과 생각 속에 은밀히 파고들어 눈을 가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런 은밀한 접근을 분별할 수 있을 때, 학대로부터 어린이를 지키고 보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이름은 ‘어린이 학대’

  

나는 '어린이 학대'이다. 지금 중남미 담당으로 수많은 어린이와 가정 속으로 은밀하게 파고들어서 속이고 유혹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정말 바쁘다. 내가 하는 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까? 뭐, 모르면 모를수록 나한테는 더 유리하지만. 너무 바빠서 일기장에 기록하고 있지만, 이건 어느 누구도 함부로 볼 수 없는 비밀 일기장이다. 내 방법을 알게 되면 어린이들을 빼앗기 너무 힘들어질 테니까.

  

  

    

  

  

    

 

 

 

  

  1. 

 

 

   

   

   

오늘 찾아간 집은 콜롬비아에 사는 사라(Sara)네다. 사라가 지금 아홉 살이니까, 나랑 만난 지 2년째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 집에 나를 초대한 건, 사라 엄마였다. 가난에 심하게 시달리면 매 순간이 스트레스니까,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나를 자기 집에 초대한 거지. 보통 자녀를 자기 소유로 생각하는 부모가 하는 일인데, 사라네 엄마가 딱 그랬다. 마침 어린 딸도 있겠다, 문을 열고 나를 부르더라고. 물론 이들은 내가 어떻게 집에 들어갔는지도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사라에게 큰소리로 화를 내는 것으로 시작해서, 밀치고 머리채를 잡고 폭력을 휘두르는 데까지 강도를 점점 높였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면, ‘애가 버릇이 없었으니까’, ‘강하게 가르쳐야 하니까’라고 합리화할 수 있는 생각을 엄마 머리에 넣어주면 된다.

    

사라처럼 직접적으로 가정 폭력을 당하는 거 외에도, 정서적으로 학대받는 환경 안에 있는 여자아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70% 이상이 됐다. 내가 하는 다양한 일들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움직인다. 사라처럼 이렇게 어릴 때부터 준비해 놓으면 이 아이는 나, 학대의 그물에 걸리게 된다. 오늘도 일을 잘 마쳤다.

   

     

■ 오늘의 성과 : 콜롬비아에서 작년 월평균 97명에게 가정 폭력이 있었고, 올해는 5월까지 총 2,285명이었으니까, 작년 5월과 비교했을 때 21% 정도 상승했다. 이 정도면 나, 성과급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출처] https://www.elespectador.com/colombia, https://www.medicinalegal.gov.co 

  

  

  

  

  

  

  

   

  2. 

 

 

 

   

   

루나(Luna)는 오늘도 잠을 잘 못 자더라. 하긴 편히 잘 수 없겠지. 어릴 때 성적 학대를 받았으니까. 덕분에 루나의 긍정적이었던 성격도 바꿔 놓을 수 있던 결과까지 확인했다. 엄마한테 버림받아서 이미 많이 상해 있던 자신감과 자존감이 성적 학대를 받고 더 낮아져서 좀 더 쉬웠다.

   

브라질에서 어린이 대상 성적 학대는 대부분 친척을 통해서 이뤄진다.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루나가 친척 집을 전전하면서 살고 있었으니 기회는 충분했다. 오늘도 루나에게 잘 속삭여 두었다. '성적으로 학대받은 사실을 누군가에게 말해도 소용없어. 말하기만 해. 너는 사랑받지 못하게 되고, 앞으로 너를 믿을 사람은 없어질 거야'라고. 이러면 계속해서 학대를 받아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속삭임은 필요하다. 학대받은 어린이에게 계속 이렇게 속삭여 놓으면, 더 작업하지 않아도, 이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늘도 일을 잘 마쳤다. 

  

   

■ 오늘의 성과 : 브라질에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성적 학대는 총 179,277건 있었고, 그중 1/3이 10세 미만!

[출처] www.unicef.org/brazil

  

   

  

   

   

 

    

 

  3.

 

 

 

  

     

오늘은 에콰도르에 사는 페페(Pepe)의 상황을 확인하러 갔다 왔다. 오늘도 페페는 에콰도르 해안가에 있는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게 어린이 학대인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 열 살 정도 됐으면 제 몫은 해야 하니까, 라고 생각한다. 하루에 1달러도 없는 가정이 대다수인 그 동네에서 페페 또래들은 다 일을 한다. 열 살 페페가 커다랗고 무거운 칼을 들고 다녀도, 상처가 나도, 화학물질에 노출이 돼도 어른들은 신경도 안 쓴다. 그게 당연한 거니까.

   

루카스(Lucas)는 이제 내가 신경 쓸 게 없다. 그냥 투명 인간처럼 만들어주면 된다. 루카스가 울던, 짜증을 내던, 아프던지 어른들이 들을 수 없게 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방임이다. 루카스네 집도 볼리비아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다. 그래서 루카스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볼리비아 어린이들 중 약 80만 명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도 가지 않고, 거리에서 강도 짓을 하고 돌아다니곤 한다. 방임도 내가 하는 일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 당사자인 어린이들도 모를 걸? 물론, 덕분에 오늘도 일을 잘 마쳤다.

     

     

■ 오늘의 성과 : 중남미 지역 아이들 3명 중 2명은 아동학대 경험

[출처]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 A Statistical Profile of Violence against Children in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UNICEF, New York, canadianfeedthechildren.ca

    

    

  

 

 

  

 

  

  4.

 

  

  

   

   

아! 오늘 일은 망한 것 같다. 사라가 컴패션이라는 곳에 들어가게 됐다. 내 눈을 피해서 들어가게 된 것 같은데, 뭔가 좀 잘못된 것 같다. 그곳에서 사라에게 내 정체를 알려줬다! 사라는 이제 학대가 무엇인지 알아버렸다. 심지어 자신이 학대의 피해자라는 것까지 말이다! 게다가 컴패션 선생들은 사라네 부모한테까지 찾아가서 지금 하고 있는 게 학대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내가 열심히 키워 놓은 어린이들을 컴패션에서 흔드는 것 같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일단 나랑 지내기 시작하면, 어린이들은 대부분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어린이들의 생각을 이미 바꿔 놓았으니까. 이 모든 학대는 가난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무의식에 깔아 놓았거든.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거나, 벗어나려고 해 봤자 안된다는 무력감까지 심어주었기 때문에, 이 어린이들을 쉽게 뺏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라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나의 흔적, 바로 학대 받은 상처가 있다. 한두 번 도와주는 척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무의식에 깔린 생각을 바꿀 수 없다! 과연 사라가 살아온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을까? 나를 사라의 인생에서 내보낼 수 있을까?

  

   

 

  

 

 

  

   

  5. 

 

 

 

 

     

완전히 망했다. 그 컴패션 어린이센터의 선생들을 조심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깨달았다. 한두 번만 버티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그들은 사라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면서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일단 집에 너무 자주 찾아와서 내가 뭘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라에게 집안 분위기와 사라의 컨디션에 대해 자꾸 물어봤다. 이렇게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나는 기다렸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사라는 내가 있는 집에 살고 있었고, 저 선생들이 사라지고 나면 나의 시간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라의 할머니와 상의해서 엄마를 신고하고, 할머니가 돌보도록 만들었다. 내가 간섭할 수 없도록 말이다!

   

조금씩 컴패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래도 사라의 마음 깊숙이 심어 놓은 내 흔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요즘 사라에게 예전 생각을 끄집어 내려고 해도 자꾸 지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들이 자꾸 사라에게 '널 믿는다'라니, 어쩌니 말해봤자 소용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말의 힘이 생각보다 강력한 것 같다. 이대로 가면 큰일이 날 것 같다. 

    

 

 

 

 

 

  

   

  6. 

 

     

   

오늘 사라의 집에서 도망쳤다.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

  

바로 떨어져 나갈 줄 알았던 사라의 컴패션 어린이센터 선생들이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사라가 예전으로 돌아갈 만하면, 나의 정체를 알려주고 내 숨겨진 비법들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어떻게 유출됐는지 정말 모르겠다. 게다가 부모에게도 계속 나에 대해 설명했다. 또 컴패션 선생들은 사라의 바로 옆에서 밀착으로 방어하면서 사라에게 필요한 것을 계속 주는 바람에 내가 파고들 틈이 없어져 버렸다.

   

그 틈에 나의 가장 큰 적인 희망이 나타나 버렸다. 희망은 이 집을 엿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오늘 집 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나는 희망 앞에서만 서면 너무 무력해진다. 게다가 희망이 생기기 시작하면, 믿음이나 사랑 같은 것들도 오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나는 사라져버릴 수도 있어서 빨리 도망쳐야만 했다. 

   

   

 

  

   

  

  

  

  7.

 

    

  

컴패션 때문에 내 일이 실패하고 있다. 사라에 이어 루나, 마리아, 페페, 루카스까지 다 컴패션에 등록됐다. 그 외에도 내가 키운 많은 어린이들이 컴패션에 들어가고 있었다. 가난이라는 환경에 덫을 놓아 내가 무의식에 심어 놓은 것들의 정체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컴패션에 가면 어린이들은 그 동안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희망, 믿음, 사랑 같은 것을 가지게 된다. 도대체 그것들이 뭐길래 내가 이렇게 힘을 못 쓰는 건지 모르겠다. 어린이들의 굳었던 표정이 풀리고 한번씩 환하게 웃을 때마다, 나는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을 느껴서, 결국에는 그 어린이들에게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오늘도 나는 또 망했다. 내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이 일기도 이젠 의미가 없다.

   

      

  

   

   

  

어린이 학대가 쓴 일기장

   

작성 : 중남미 지역 ‘어린이 학대’

    

   

   

   

*11월 19일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이 날을 맞아, 어린이 학대가 어떻게 우리의 무의식과 생각 속에 은밀히 파고들어 눈을 가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런 은밀한 접근을 분별할 수 있을 때, 학대로부터 어린이를 지키고 보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이름은 ‘어린이 학대’

   

나는 '어린이 학대'이다. 지금 중남미 담당으로 수많은 어린이와 가정 속으로 은밀하게 파고들어서 속이고 유혹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정말 바쁘다. 내가 하는 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까? 뭐, 모르면 모를수록 나한테는 더 유리하지만.

   

너무 바빠서 일기장에 기록하고 있지만, 이건 어느 누구도 함부로 볼 수 없는 비밀 일기장이다. 내 방법을 알게 되면 어린이들을 빼앗기 너무 힘들어질 테니까.

  

  

    

   

  

    

 

 

 

   

  1. 

   

   

 

   

 

오늘 찾아간 집은 콜롬비아에 사는 사라(Sara)네다. 사라가 지금 아홉 살이니까, 나랑 만난 지 2년째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 집에 나를 초대한 건, 사라 엄마였다.

  

가난에 심하게 시달리면 매 순간이 스트레스니까,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나를 자기 집에 초대한 거지. 보통 자녀를 자기 소유로 생각하는 부모가 하는 일인데, 사라네 엄마가 딱 그랬다. 마침 어린 딸도 있겠다, 문을 열고 나를 부르더라고. 물론 이들은 내가 어떻게 집에 들어갔는지도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사라에게 큰소리로 화를 내는 것으로 시작해서, 밀치고 머리채를 잡고 폭력을 휘두르는 데까지 강도를 점점 높였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면, ‘애가 버릇이 없었으니까’, ‘강하게 가르쳐야 하니까’라고 합리화할 수 있는 생각을 엄마 머리에 넣어주면 된다.

    

사라처럼 직접적으로 가정 폭력을 당하는 거 외에도, 정서적으로 학대받는 환경 안에 있는 여자아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70% 이상이 됐다.

  

내가 하는 다양한 일들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움직인다. 사라처럼 이렇게 어릴 때부터 준비해 놓으면 이 아이는 나, 학대의 그물에 걸리게 된다. 오늘도 일을 잘 마쳤다.

   

     

■ 오늘의 성과 : 콜롬비아에서 작년 월평균 97명에게 가정 폭력이 있었고, 올해는 5월까지 총 2,285명이었으니까, 작년 5월과 비교했을 때 21% 정도 상승했다. 이 정도면 나, 성과급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출처] https://www.elespectador.com/colombia, https://www.medicinalegal.gov.co 

  

   

  

  

  

  

  

   

  2. 

   

  

루나(Luna)는 오늘도 잠을 잘 못 자더라. 하긴 편히 잘 수 없겠지. 어릴 때 성적 학대를 받았으니까.

  

덕분에 루나의 긍정적이었던 성격도 바꿔 놓을 수 있던 결과까지 확인했다. 엄마한테 버림받아서 이미 많이 상해 있던 자신감과 자존감이 성적 학대를 받고 더 낮아져서 좀 더 쉬웠다.

   

브라질에서 어린이 대상 성적 학대는 대부분 친척을 통해서 이뤄진다.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루나가 친척 집을 전전하면서 살고 있었으니 기회는 충분했다.

 

오늘도 루나에게 잘 속삭여 두었다. '성적으로 학대받은 사실을 누군가에게 말해도 소용없어. 말하기만 해. 너는 사랑받지 못하게 되고, 앞으로 너를 믿을 사람은 없어질 거야'라고. 이러면 계속해서 학대를 받아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속삭임은 필요하다. 학대받은 어린이에게 계속 이렇게 속삭여 놓으면, 더 작업하지 않아도, 이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늘도 일을 잘 마쳤다. 

  

   

■ 오늘의 성과 : 브라질에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성적 학대는 총 179,277건 있었고, 그중 1/3이 10세 미만!

[출처] www.unicef.org/braz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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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에콰도르에 사는 페페(Pepe)의 상황을 확인하러 갔다 왔다. 오늘도 페페는 에콰도르 해안가에 있는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게 어린이 학대인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 열 살 정도 됐으면 제 몫은 해야 하니까, 라고 생각한다. 하루에 1달러도 없는 가정이 대다수인 그 동네에서 페페 또래들은 다 일을 한다.

 

열 살 페페가 커다랗고 무거운 칼을 들고 다녀도, 상처가 나도, 화학물질에 노출이 돼도 어른들은 신경도 안 쓴다. 그게 당연한 거니까.

   

루카스(Lucas)는 이제 내가 신경 쓸 게 없다. 그냥 투명 인간처럼 만들어주면 된다. 루카스가 울던, 짜증을 내던, 아프던지 어른들이 들을 수 없게 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방임이다.

 

루카스네 집도 볼리비아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다. 그래서 루카스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볼리비아 어린이들 중 약 80만 명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도 가지 않고, 거리에서 강도 짓을 하고 돌아다니곤 한다.

  

방임도 내가 하는 일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 당사자인 어린이들도 모를 걸? 물론, 덕분에 오늘도 일을 잘 마쳤다.

     

     

■ 오늘의 성과 : 중남미 지역 아이들 3명 중 2명은 아동학대 경험

[출처]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 A Statistical Profile of Violence against Children in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UNICEF, New York, canadianfeedthechildren.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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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일은 망한 것 같다. 사라가 컴패션이라는 곳에 들어가게 됐다. 내 눈을 피해서 들어가게 된 것 같은데, 뭔가 좀 잘못된 것 같다.

  

그곳에서 사라에게 내 정체를 알려줬다! 사라는 이제 학대가 무엇인지 알아버렸다. 심지어 자신이 학대의 피해자라는 것까지 말이다! 게다가 컴패션 선생들은 사라네 부모한테까지 찾아가서 지금 하고 있는 게 학대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내가 열심히 키워 놓은 어린이들을 컴패션에서 흔드는 것 같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일단 나랑 지내기 시작하면, 어린이들은 대부분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어린이들의 생각을 이미 바꿔 놓았으니까. 이 모든 학대는 가난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무의식에 깔아 놓았거든.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거나, 벗어나려고 해 봤자 안된다는 무력감까지 심어주었기 때문에, 이 어린이들을 쉽게 뺏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라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나의 흔적, 바로 학대 받은 상처가 있다. 한두 번 도와주는 척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무의식에 깔린 생각을 바꿀 수 없다!

  

과연 사라가 살아온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을까? 나를 사라의 인생에서 내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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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망했다. 그 컴패션 어린이센터의 선생들을 조심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깨달았다. 한두 번만 버티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그들은 사라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면서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일단 집에 너무 자주 찾아와서 내가 뭘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라에게 집안 분위기와 사라의 컨디션에 대해 자꾸 물어봤다. 이렇게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나는 기다렸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사라는 내가 있는 집에 살고 있었고, 저 선생들이 사라지고 나면 나의 시간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라의 할머니와 상의해서 엄마를 신고하고, 할머니가 돌보도록 만들었다. 내가 간섭할 수 없도록 말이다!

   

조금씩 컴패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래도 사라의 마음 깊숙이 심어 놓은 내 흔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요즘 사라에게 예전 생각을 끄집어 내려고 해도 자꾸 지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들이 자꾸 사라에게 '널 믿는다'라니, 어쩌니 말해봤자 소용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말의 힘이 생각보다 강력한 것 같다. 이대로 가면 큰일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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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라의 집에서 도망쳤다.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

  

바로 떨어져 나갈 줄 알았던 사라의 컴패션 어린이센터 선생들이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사라가 예전으로 돌아갈 만하면, 나의 정체를 알려주고 내 숨겨진 비법들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어떻게 유출됐는지 정말 모르겠다. 게다가 부모에게도 계속 나에 대해 설명했다.

 

또 컴패션 선생들은 사라의 바로 옆에서 밀착으로 방어하면서 사라에게 필요한 것을 계속 주는 바람에 내가 파고들 틈이 없어져 버렸다.

   

그 틈에 나의 가장 큰 적인 희망이 나타나 버렸다. 희망은 이 집을 엿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오늘 집 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나는 희망 앞에서만 서면 너무 무력해진다. 게다가 희망이 생기기 시작하면, 믿음이나 사랑 같은 것들도 오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나는 사라져버릴 수도 있어서 빨리 도망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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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션 때문에 내 일이 실패하고 있다. 사라에 이어 루나, 마리아, 페페, 루카스까지 다 컴패션에 등록됐다.

  

그 외에도 내가 키운 많은 어린이들이 컴패션에 들어가고 있었다. 가난이라는 환경에 덫을 놓아 내가 무의식에 심어 놓은 것들의 정체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컴패션에 가면 어린이들은 그 동안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희망, 믿음, 사랑 같은 것을 가지게 된다. 도대체 그것들이 뭐길래 내가 이렇게 힘을 못 쓰는 건지 모르겠다.

  

어린이들의 굳었던 표정이 풀리고 한번씩 환하게 웃을 때마다, 나는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을 느껴서, 결국에는 그 어린이들에게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오늘도 나는 또 망했다. 내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이 일기도 이젠 의미가 없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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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bibaby@naver.com
    2022-11-14 14:17:45

    기도합니다! 후원으로 동참합니다! 컴패션 고마워요!!

  • choi2026
    2022-11-12 06:30:14

    사라를 돕는.컴패션과 선생님들은 사라의인생을 살리는군요 어란이학대가 퇴치되도록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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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어린이양육 : 최대 5명, 1:3 같이양육 : 최대 1회, 양육보완후원 : 최대 5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