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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사랑합니다' 말의 무게는 얼마일까

  • 작성일 2023-09-11

 

 

새해가 된다는 건 달력 한장 넘기는 것의 의미보다 큰 것 같습니다. 삶에 있어서 좀 더 중요한 것, 더 갈망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니까요. 추상적인 질문이지만 이에 대한 답은 아무리 생각해도, 개인적으로는 ‘사랑’이었습니다.

 

이번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생각이 깊어진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사회생활을 할 정도로 다 큰 30대 초반의 둘째 아들 녀석이 ‘사랑합니다’는 말을 들려줬기 때문입니다. 전화상에서 머리 굵은 아들내미가 하는 말이 얼마나 나긋했겠습니까마는, 이런 말을 내 몸과 마음의 일부분이나 다름없는 아들에게 듣는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입니다.

 

 

아이티에서 만난 선생님과 아이들. 고슴도치처럼 낯을 가리는 빈민가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가 입을 맞추는 광경은 그 이전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쌓여 있는지 충분히 알게 했다. 이 역시 사랑이 어떤 질량과 함량을 가진 무엇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고 가고 있는 장면이었다. [사진 허호]

 

 

  

 

나는 경상도 지리산 자락, 심심산골의 꽤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고 해본 적도 없는 가정에서 나고 자라 어른이 되었죠. 결혼도 하고, 아들도 잘 커서 훌륭히 자라주었지만, 가족끼리 이 말은 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지니 마음은 있으나 점점 더 사랑이라는 말을 안 하게 된 상태로 시간이 흘러가 결국 그게 당연시되었습니다.

 

컴패션에서 많은 현장을 다니고 어린이를 만나고 후원자와 선생님을 만나면서 결국 최고의 목적은 사랑을 전하고,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으로 움직이는 현장을 보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 나라의 어린이센터에서 선생님이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인으로서나 직업으로 아이를 대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품는 선생님을 보게 되는 현장입니다. 이틀 넘게 비행기를 타고 후원하는 아이를 만나러 가는 후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그 고생을 하지 않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때 난민을 위해 설치된 거대한 천막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양육 받고 있는 아이와 가족들은 그 흥을 일깨워 힘을 내고 있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간 우리가 이 시간에 불을 당긴 듯했다. 아이와 함께 춤을 주는 한국컴패션 서정인 대표.

 

 

 

 

나는 아들만 셋 있는 아버지입니다. 많이 그렇듯 나도 무뚝뚝한 가장이고, 결혼한 첫째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아들들도 독립해 사니까 사내애가 다 그렇지만 부모한테 자주 전화하거나 그러지는 않지요. 가끔 안부 전화를 하는데 둘째가 통화 마지막에 “아빠, 사랑해요”라고 하고 끊더라고요. 저도 “그래, 그래”하고 끊었지만 그 말의 여운이 굉장히 오래갔습니다. 아이가 “사랑해”라는 한마디를 던졌을 때, 두 사람 사이의 모든 것을 녹여내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 말의 무게가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제일 갈급해지는 게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사랑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둘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이후로 다른 아이들이나 사랑하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더 자주 하고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나한테도 정말 좋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말을 한 날은 가정의 분위기가 달라지거든요. 역시 사랑이라는 게 굉장히 좋은 거라는 거지요.

 

 

 

 

 

 

 

▼원문 바로보기(클릭)▼

[출처 : 중앙일보 더, 오래] '사랑합니다' 말의 무게는 얼마일까

 

   

 

 

허호의 꿈을 찍는 사진관은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2019년 11월 18일부터 연재됐습니다.

  

 

 

 

 

 

 

새해가 된다는 건 달력 한장 넘기는 것의 의미보다 큰 것 같습니다. 삶에 있어서 좀 더 중요한 것, 더 갈망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니까요. 추상적인 질문이지만 이에 대한 답은 아무리 생각해도, 개인적으로는 ‘사랑’이었습니다.

 

이번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생각이 깊어진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사회생활을 할 정도로 다 큰 30대 초반의 둘째 아들 녀석이 ‘사랑합니다’는 말을 들려줬기 때문입니다. 전화상에서 머리 굵은 아들내미가 하는 말이 얼마나 나긋했겠습니까마는, 이런 말을 내 몸과 마음의 일부분이나 다름없는 아들에게 듣는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입니다.

 

 

아이티에서 만난 선생님과 아이들. 고슴도치처럼 낯을 가리는 빈민가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가 입을 맞추는 광경은 그 이전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쌓여 있는지 충분히 알게 했다. 이 역시 사랑이 어떤 질량과 함량을 가진 무엇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고 가고 있는 장면이었다. [사진 허호]

 

 

  

 

나는 경상도 지리산 자락, 심심산골의 꽤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고 해본 적도 없는 가정에서 나고 자라 어른이 되었죠. 결혼도 하고, 아들도 잘 커서 훌륭히 자라주었지만, 가족끼리 이 말은 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지니 마음은 있으나 점점 더 사랑이라는 말을 안 하게 된 상태로 시간이 흘러가 결국 그게 당연시되었습니다.

 

컴패션에서 많은 현장을 다니고 어린이를 만나고 후원자와 선생님을 만나면서 결국 최고의 목적은 사랑을 전하고,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으로 움직이는 현장을 보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 나라의 어린이센터에서 선생님이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인으로서나 직업으로 아이를 대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품는 선생님을 보게 되는 현장입니다. 이틀 넘게 비행기를 타고 후원하는 아이를 만나러 가는 후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그 고생을 하지 않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때 난민을 위해 설치된 거대한 천막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양육 받고 있는 아이와 가족들은 그 흥을 일깨워 힘을 내고 있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간 우리가 이 시간에 불을 당긴 듯했다. 아이와 함께 춤을 주는 한국컴패션 서정인 대표.

 

 

 

 

나는 아들만 셋 있는 아버지입니다. 많이 그렇듯 나도 무뚝뚝한 가장이고, 결혼한 첫째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아들들도 독립해 사니까 사내애가 다 그렇지만 부모한테 자주 전화하거나 그러지는 않지요. 가끔 안부 전화를 하는데 둘째가 통화 마지막에 “아빠, 사랑해요”라고 하고 끊더라고요. 저도 “그래, 그래”하고 끊었지만 그 말의 여운이 굉장히 오래갔습니다. 아이가 “사랑해”라는 한마디를 던졌을 때, 두 사람 사이의 모든 것을 녹여내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 말의 무게가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제일 갈급해지는 게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사랑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둘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이후로 다른 아이들이나 사랑하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더 자주 하고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나한테도 정말 좋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말을 한 날은 가정의 분위기가 달라지거든요. 역시 사랑이라는 게 굉장히 좋은 거라는 거지요.

 

 

 

 

 

 

 

▼원문 바로보기(클릭)▼

[출처 : 중앙일보 더, 오래] '사랑합니다' 말의 무게는 얼마일까

 

   

 

 

허호의 꿈을 찍는 사진관은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2019년 11월 18일부터 연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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