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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아내와 밴드 활동하며 자원봉사 나서는 무명 가수

  • 작성일 2023-12-11

누나가 세상을 떠난 후, 누나가 후원한 케냐의 베트리 어린이를 이어서 후원하고 있는 정성운 후원자. 누나가 있는 추모공원에서 만난 그의 이별을 뛰어넘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했고 감동적이었다. [사진 허호]

  

 

컴패션 후원자의 사진을 찍는 것은 각별한 즐거움입니다. 조건 없이 어린이를 돕는다는 것 자체로 특유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약간 흥이 돋는 일이죠. 마음이 들뜬다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후원자 사진을 찍을 때는 그 느낌과 이미지를 전달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만나게 되고는 하지요.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작업에 임하는 나조차도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성운 후원자를 처음 만났을 때 좀 당황했습니다. 2012년에 있던 컴패션 사진전을 위해 만났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찍어야 할지 감이 잘 안 왔습니다. 그러다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의 누나는 결혼도 하지 않고 사회복지사로 헌신적인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병실에 누워 누나는 동생에게 케냐의 베트리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남동생은 누나의 뜻을 이어받아 케냐에 사는 베트리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의 밝은 모습이 좋았습니다. 죽음이라는 게 슬픔과 헤어짐, 눈물과 아픔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런 것을 뛰어넘어 마음을 잇는 것에서 기쁨이 전해져와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가 환하게 웃는 순간, 저는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컴패션밴드는 춤과 노래 등의 재능이 있는 컴패션 후원자가 모여서 재능기부로 활동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그중 한 사람인 박찬 후원자도 후원자라는 선입견을 깨준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친구다.

 

 

사진가는 객관적인 시선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일반인은 그런 조건을 갖추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봐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찍는 것은 사실 즐겁기도 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죠.

 

또 정반대의 어쩔 수 없이 외형적으로 전혀 반대의 인상을 전달하는 사람도 오히려 메시지를 강하게 전할 수 있죠. 춤 전문가가 재능기부로 여러 행사에서 자원봉사하는 컴패션밴드 활동 당시 가수로 함께했던 박찬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무명가수로 고생하면서도 어린이를 돕겠다고 자원봉사로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밴드 활동을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밝고 씩씩했지요. 친동생처럼 저를 따랐죠. 그와 함께 있으면 늘 좋은 에너지가 넘쳐흘렀습니다.

 

 

전 전형선 에르메스코리아 대표. 2007년 사진집을 위한 사진을 찍을 때, 후원자 중 한 명으로 찍게 되었다. 당시 에르메스코리아 본사 옥상. 파리 본사의 모습과 똑같이 꾸며 놓았다고 했다.

 

 

또 다르게 선입견을 깬 사람은 전형선 전 에르메스코리아 대표입니다. 사실, 기업이 이미지 홍보를 위해 기부하는 것이야 흔한 일입니다. 거금을 선행에 투척하는 기업의 후원은 어린이를 돕는 입장에서는 반가워할 일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선입견이라는 것도 있었지요. 일종의 명품 브랜드 대표가 한 어린이를 오래도록 정성껏 후원한다는 것에 진심일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만나 이 역시 편견이었다는 깨달음을 가졌습니다. 지금은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컴패션 현장에는 후원자의 눈물, 기쁨, 긍휼함은 기본입니다. 어린이센터에서 만났을 때의 밝은 어린이의 모습을 보다가 가정방문을 통해 이들이 사는 무참한 환경을 보면 마음이 무너지고들 하지요. 나는 이것이 좀 더 객관적으로 전달될 수 있게 하는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너무 몰입해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긍휼한 마음만 가진다면, 이를 담아낼 객관성을 유지하는 데 굉장한 방해요소이기 때문입니다.

 

200명, 300명 되는 아이들 모두 찍는 게 아니니까 어떤 아이가 눈에 들어왔을 때 렌즈를 들이대는 거거든요. 그 아이가 감성적으로 끌림 같은 게 있으니까 렌즈를 갖다 대는 거지요. 그러다 보니, 어떤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지요. 훈련을 통해 그런 것을 쌓았지만, 그것에 익숙해지면 관성이 생겨 머무르게 됩니다. 결국 좋은 사진을 스스로 찍을 기회를 놓치게 되지요.

 

그래서 계속 생각을 깨야 하고 변화시켜야 합니다. 여기에 마음을 활짝 열기 위해서는 ‘만남’이 최고입니다. 사람이 저를 깨우치게 하는 거지요. 그래서 제가 만난 이 모든 분께, 참 고맙습니다. 제 생각을 새롭게 해주고 깨어 있게 해주어서요.

 

 

 

 

▼원문 바로보기(클릭)▼

[출처 : 중앙일보 더, 오래] 아내와 밴드 활동하며 자원봉사 나서는 무명 가수

     

   

허호의 꿈을 찍는 사진관은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2019년 11월 18일부터 연재됐습니다.

 

 

 

 

 

 

 

  

 

누나가 세상을 떠난 후, 누나가 후원한 케냐의 베트리 어린이를 이어서 후원하고 있는 정성운 후원자. 누나가 있는 추모공원에서 만난 그의 이별을 뛰어넘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했고 감동적이었다. [사진 허호]

  

 

컴패션 후원자의 사진을 찍는 것은 각별한 즐거움입니다. 조건 없이 어린이를 돕는다는 것 자체로 특유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약간 흥이 돋는 일이죠. 마음이 들뜬다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후원자 사진을 찍을 때는 그 느낌과 이미지를 전달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만나게 되고는 하지요.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작업에 임하는 나조차도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성운 후원자를 처음 만났을 때 좀 당황했습니다. 2012년에 있던 컴패션 사진전을 위해 만났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찍어야 할지 감이 잘 안 왔습니다. 그러다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의 누나는 결혼도 하지 않고 사회복지사로 헌신적인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병실에 누워 누나는 동생에게 케냐의 베트리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남동생은 누나의 뜻을 이어받아 케냐에 사는 베트리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의 밝은 모습이 좋았습니다. 죽음이라는 게 슬픔과 헤어짐, 눈물과 아픔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런 것을 뛰어넘어 마음을 잇는 것에서 기쁨이 전해져와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가 환하게 웃는 순간, 저는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컴패션밴드는 춤과 노래 등의 재능이 있는 컴패션 후원자가 모여서 재능기부로 활동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그중 한 사람인 박찬 후원자도 후원자라는 선입견을 깨준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친구다.

 

 

사진가는 객관적인 시선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일반인은 그런 조건을 갖추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봐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찍는 것은 사실 즐겁기도 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죠.

 

또 정반대의 어쩔 수 없이 외형적으로 전혀 반대의 인상을 전달하는 사람도 오히려 메시지를 강하게 전할 수 있죠. 춤 전문가가 재능기부로 여러 행사에서 자원봉사하는 컴패션밴드 활동 당시 가수로 함께했던 박찬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무명가수로 고생하면서도 어린이를 돕겠다고 자원봉사로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밴드 활동을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밝고 씩씩했지요. 친동생처럼 저를 따랐죠. 그와 함께 있으면 늘 좋은 에너지가 넘쳐흘렀습니다.

 

 

전 전형선 에르메스코리아 대표. 2007년 사진집을 위한 사진을 찍을 때, 후원자 중 한 명으로 찍게 되었다. 당시 에르메스코리아 본사 옥상. 파리 본사의 모습과 똑같이 꾸며 놓았다고 했다.

 

 

또 다르게 선입견을 깬 사람은 전형선 전 에르메스코리아 대표입니다. 사실, 기업이 이미지 홍보를 위해 기부하는 것이야 흔한 일입니다. 거금을 선행에 투척하는 기업의 후원은 어린이를 돕는 입장에서는 반가워할 일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선입견이라는 것도 있었지요. 일종의 명품 브랜드 대표가 한 어린이를 오래도록 정성껏 후원한다는 것에 진심일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만나 이 역시 편견이었다는 깨달음을 가졌습니다. 지금은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컴패션 현장에는 후원자의 눈물, 기쁨, 긍휼함은 기본입니다. 어린이센터에서 만났을 때의 밝은 어린이의 모습을 보다가 가정방문을 통해 이들이 사는 무참한 환경을 보면 마음이 무너지고들 하지요. 나는 이것이 좀 더 객관적으로 전달될 수 있게 하는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너무 몰입해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긍휼한 마음만 가진다면, 이를 담아낼 객관성을 유지하는 데 굉장한 방해요소이기 때문입니다.

 

200명, 300명 되는 아이들 모두 찍는 게 아니니까 어떤 아이가 눈에 들어왔을 때 렌즈를 들이대는 거거든요. 그 아이가 감성적으로 끌림 같은 게 있으니까 렌즈를 갖다 대는 거지요. 그러다 보니, 어떤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지요. 훈련을 통해 그런 것을 쌓았지만, 그것에 익숙해지면 관성이 생겨 머무르게 됩니다. 결국 좋은 사진을 스스로 찍을 기회를 놓치게 되지요.

 

그래서 계속 생각을 깨야 하고 변화시켜야 합니다. 여기에 마음을 활짝 열기 위해서는 ‘만남’이 최고입니다. 사람이 저를 깨우치게 하는 거지요. 그래서 제가 만난 이 모든 분께, 참 고맙습니다. 제 생각을 새롭게 해주고 깨어 있게 해주어서요.

 

 

 

 

▼원문 바로보기(클릭)▼

[출처 : 중앙일보 더, 오래] 아내와 밴드 활동하며 자원봉사 나서는 무명 가수

     

   

허호의 꿈을 찍는 사진관은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2019년 11월 18일부터 연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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