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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션현장

닥터 호세, 어찌 그 악순환을 끊을 수 있었나요?

  • 작성일 2024-02-23

  

닥터 호세,

어찌 그 악순환을 끊을 수 있었나요?

 

호세 프랭크(Jose Frank), 도미니카공화국컴패션 졸업생

 

 

 

 

 

 

 

 

넌 진흙탕 속을 걸으면서도

더러워지지 않았구나!

 

 

 

 

실패하거나 인생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들은 흔히 환경 탓, 상황 탓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이 결코 미래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단언하는 한 청년을 만났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 컴패션 졸업생인 청년 호세는 어떻게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는 걸까요?

 

 

 

 

그가 말하는

가난의 악순환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법,

파란만장했던 호세의 삶을 지금부터 들려드립니다.

 

이 사순절 기간 동안

호세의 이야기 속에 담겨진

하나님의 사랑을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그가 어릴 적 살았던 마을, 로스 모하오스.

 

 

 

 

Chapter 1.

항상 비에 젖은 마을을 아시나요?

 

  

안녕하세요, 호세 프랭크라고 합니다. 도미니카공화국컴패션의 졸업생이고요. 지금은 의사가 되어 몸과 마음이 아픈 지역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을 보면 '가난'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실 거예요. 하지만 제가 자라온 환경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둡고 참혹했습니다.

 

 

먼저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소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네요. 로스 모하오스(Los Mojaos: 젖은 사람들)라는 곳인데요. 도미니카 공화국 남부 지역 산후안에 위치한 마을이죠. 이곳은 비가 오면 늘 물이 범람하는 곳이에요. 마을 주변이 온통 계곡으로 둘러싸인 곳이거든요. 한 번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오염된 물이 넘쳐서 집집마다 덮치곤 한답니다. 이곳의 집들을 사람들이 뭐라고 불렀는지 아세요? 바로 '조각'이에요. 너무 작고 허름한 조각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집에는 화장실, 부엌도 없고요, 그저 거실과 잘 수 있는 공간 딱 두개로 이뤄진 집입니다.

 

 

홍수라는 건 이곳 사람들에게 너무 무섭고도 두려운 존재예요. 먹을 것, 쓰던 가구, 때로는 집 전체를 앗아가니까요. 그런데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공포스러운 일이죠. 가엽게도 너무 자주 일어나는 일이어서 마을 사람들은 당연한 현상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요. 자포자기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곳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은 꿈이 없어요. 꿈은커녕 작은 희망조차 느끼지 못하죠. 아무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았고요. 저녁 6시 이후에는 누구도 다니는 이가 없는, 유령 도시처럼 변해버리는 삭막한 동네가 바로 저의 고향이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이런 환경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어요.

  

 

 

저의 가장 큰 불만은 그저, 두 동생들과 아주 좁은 곳에서 함께 자야 한다는 거였어요. 참 소소한 불만이죠? 현실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저 하루를 무사히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저희 동네는 정말 위험한 곳이었거든요. 다른 생각은 꺼낼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요. 집 밖에는 웬만하면 나가지 않아야 했고요, 밤에는 특히 절대로요! 매일 밤 저희 동네에서는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요. 마체테(긴 칼)와 총을 들고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과, 정체불명의 비명소리가 매일 밤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컴패션 어린이센터 앞에서 찍은 호세의 어릴 적 사진.

 

 

 

 

Chapter 2.

생애 처음 경험하는 것들

 

 

제가 4살 되던 해, 컴패션에 등록되었어요. 정말 행복했죠. 컴패션 어린이센터는 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의사선생님께 건강 체크도 받았고요, 영약식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영어와 컴퓨터 같은 교육은 정말이지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컴패션에서 가장 좋았던 거요?

음... 하나만 뽑긴 힘들지만 '좋은 친구들'이요!

  

 

 

컴패션 어린이센터에 가면 마음 놓고 같이 뛰어놀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동네 친구들과는 다른 따뜻함이 느껴지는 친구들이었죠. 같이 맛있는 식사도 함께 할 수 있고요. 솔직히 처음에는 어린이센터에서 주는 '음식' 때문에 계속 갔던 것 같아요(웃음). 아! 그리고 장난감도요! 집에는 장난감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이 아예 없었는데, 센터에는 신기하고 처음 보는 장난감들이 가득했어요. 그냥 놀라웠고, 저를 후원해 주신 분 덕분에 이런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했어요. 멀리 있지만 후원자님이 너무나 궁금했고, 감사함을 담아 매일 기도했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마음에는 따뜻함과 감사라는 것이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Chapter 3.

나의 은인, 나의 선생님

 

  

컴패션에서 만난 인연 중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한 사람'이 있어요. 어린이센터의 세일린(Ceilin) 선생님이에요. 전 선생님을 통해 세상을 이끌어갈 '리더'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늘 받게 되었죠. 그 모든 것이 제 인생 가운데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호세야, 어린이센터에 빠지지 않고 꼭 나오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단다.

주어진 숙제는 최선을 다해 하렴.

  

그 모든 것이 너에게 큰 도움이 될 테니까!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며 너의 하루를 책임감 있게 보내야 한다.

_세일린 선생님, 컴패션 어린이센터

 

 

 

선생님의 다정한 지도와 격려는 정말 값진 것이었어요. 이런 말을 해준 사람은 제 곁에 아무도 없었거든요. 그전까지는요. 그래서 무엇보다 선생님이 해주신 말을 꼭 지키고 싶었고, 선생님과 가족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어린이센터에 다닐 수 있는 것도, 학교 공부도, 성경 읽기, 기도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것들이었으니까요.

 

 

 

비록 오물 가득한 빗물이 흐르는 집에 살지만,

제게도 다른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는 '희망'이

마음속에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 있어, 될 수 있어!'라는 말을 들으니

정말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사실 저희 부모님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다른 삶을, 더 나은 삶을 살기를 그 누구보다 바라셨죠. 부모님도 저도 선생님을 믿고 따르기로 했습니다. 세일린 선생님, 그리고 후원자님이 보여주신 끊임없는 사랑과, 격려, 응원 그리고 기도는 제가 어두운 현실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큰 힘과 본보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제가 실패하거나 좌절할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었어요. 컴패션에서 배운 모든 것들은 지금의 제가 될 수 있는 모든 바탕이 되어 주었습니다.

 

 

 

세일린 선생님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고,

제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항상 말씀해 주셨죠.

태어난 배경을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 펼쳐질

나의 미래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저의 생각과 마음가짐, 행동에 달려있다고요.

 

 

 

 

 

 

 

 

Chapter 4.

꼭 되어야만 했던 일

 

 

하나님의 은혜로 저는 컴패션의 모든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고등학교도 졸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가슴에 하나의 꿈을 품기 시작했어요. 누군가를 돕고 치유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믿게 되었거든요. '의사'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거죠. 사실 10대 시절에 적십자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적이 있었어요. 그 경험이 큰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 꿈은 지역사회 사람들을 섬기고 돕는 의사라는, 구체적이고 깊어진 꿈으로 다듬어졌습니다. 그 간절한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 제가 사는 산후안에서 3시간 거리가 넘는 산토도밍고로 이동해야 했지만요. 하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의학 공부를 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어요.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제게는

학비, 주거비, 교통비, 식비를 충당하려면

전액 장학금 외에는 불가능했습니다.

 

 

 

소수의 학생만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어요. 보통 절반의 장학금을 받지만, 전교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은 사람에겐 전액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죠. 지금까지 제 곁에서 힘이 되어준 많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최선을 다해 공부했어요. 결국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통보받던 날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너무 기뻐서 온몸이 떨릴 정도였지 모예요.

 

  

  

장학금은 제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어린이센터에서 배운 모든 것이 사실이었음을,

노력과 헌신은 가치가 있음을 알려주었으니까요.

하나님은 제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Chapter 5.

남느냐, 다시 돌아가느냐

 

 

감사하게도 의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니, 아주 중요한 선택이 제게 남아 있었어요.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지더군요. 하나는 산토도밍고에 남아 성공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과,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 제가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다시 흘려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적인 기준에서는 산토도밍고에 남아 남들처럼 의사로서 안정적인 길을 걸어가는 것이 당연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게는 하나님이 주신 마음의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소명이 있었어요.

 

 

 

전 알았습니다.

받은 모든 것들이 주어진 은혜이고,

선물이었기에 이제는 그것들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래야 하나님의 사랑이 계속해서 이어져 갈 테니까요.

 
 

 

다시 산후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곳에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도 할 수 있었죠. 아내인 야넬리 수에로(Yaneli Suero) 박사는 저의 동문이기도 했고, 남은 삶을 함께할 진정한 동반자가 되어주었습니다. 전 도미니키공화국 민방위대원 병원의 도료 진료를 돕는 보조 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를 '도로의 천사'라고 부르곤 했어요. 구급차 안에서 아기의 분만을 도와 상을 받기도 했고요. 많은 분들이 저희들을 영웅처럼 여겨주셨어요.

 

 

전 의료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공로를 인정받아 대의원회에서 일일 대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어요. 또 산후안 지역 보건 운동의 총무로 선정되어 산후안 전역에서 의료활동을 비롯, 의료 지원, 옷, 음식 등을 제공하는 일에 계속해서 참여하고 있죠. 그리고 신기한 일이지만 매주 토요일마다 TV에도 나온답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사람들에게 건강에 대해 가르치는 역할을 하게 되었거든요.

 

 

 

 

호세가 자신의 딸을 안고 행복해하고 있는 모습.

 

 

 

 

Chapter 6.

가난의 고리를 끊어내다

 

   

저와 아내는 의료 선교를 통해 산후안 주변의 빈곤한 지역에서 건강을 지켜주고 복음과 희망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컴패션은 제게 최고의 것을 주었어요.

사랑과 희망, 그리고 꿈을 꾸고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죠.

있잖아요, 전 가난의 악순환을 끊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선언할 수 있어요!

  

 

 

아내와 저는 얼마 전 사랑의 결실인 딸 소피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딸은 저의 어릴 적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어요. 먹을 것, 입을 것에 대한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죠.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면 저희들이 모든 것을 뒷바라지할 수 있고요. 하나님을 알고 또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날 것이라 믿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이 제가 컴패션을 만나 온전히 변화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 그 사랑을 몸소 알려준 컴패션을 통해 저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사랑과 기쁨을 경험했습니다. 이제는 그 사랑을 저도 나누고자 해요. 아내와 저, 소피아의 이름으로 컴패션을 통해 한 어린이를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졸업한 후, 마을에 돌아갔을 때

한 이웃분이 평생 잊지 못할 말을 해주었어요.

 

'넌 진흙탕 속을 걸으면서도 더러워지지 않았다'라는 말이었죠.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라났지만,

그 어둡고 부조리한 현실이 저를 물들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당당히 가난의 고리를 끊어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나를 믿어 주고 후원해 준

누군가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요!

_호세 프랭크, 도미니카공화국컴패션 졸업생

 

 

 

 

 

 

  

  

닥터 호세,

어찌 그 악순환을

끊을 수 있었나요?

 

호세 프랭크(Jose Frank)

도미니카공화국컴패션 졸업생

 

 

 

 

 

 

 

 

넌 진흙탕 속을 걸으면서도

더러워지지 않았구나!

 

 

 

 

실패하거나 인생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들은 흔히 환경 탓, 상황 탓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이 결코 미래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단언하는 한 청년을 만났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 컴패션 졸업생인 청년 호세는 어떻게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는 걸까요?

 

 

 

 

그가 말하는

가난의 악순환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법,

파란만장했던 호세의 삶을

지금부터 들려드립니다.

 

이 사순절 기간 동안

호세의 이야기 속에 담겨진

하나님의 사랑을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그가 어릴 적 살았던 마을, 로스 모하오스.

 

 

 

 

Chapter 1.

항상 비에 젖은 마을을 아시나요?

 

  

안녕하세요, 호세 프랭크라고 합니다. 도미니카공화국컴패션의 졸업생이고요. 지금은 의사가 되어 몸과 마음이 아픈 지역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을 보면 '가난'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실 거예요. 하지만 제가 자라온 환경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둡고 참혹했습니다.

 

 

먼저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소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네요. 로스 모하오스(Los Mojaos: 젖은 사람들)라는 곳인데요. 도미니카 공화국 남부 지역 산후안에 위치한 마을이죠.

 

이곳은 비가 오면 늘 물이 범람하는 곳이에요. 마을 주변이 온통 계곡으로 둘러싸인 곳이거든요. 한 번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오염된 물이 넘쳐서 집집마다 덮치곤 한답니다.

 

이곳의 집들을 사람들이 뭐라고 불렀는지 아세요? 바로 '조각'이에요. 너무 작고 허름한 조각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집에는 화장실, 부엌도 없고요, 그저 거실과 잘 수 있는 공간 딱 두개로 이뤄진 집입니다.

 

 

홍수라는 건 이곳 사람들에게 너무 무섭고도 두려운 존재예요. 먹을 것, 쓰던 가구, 때로는 집 전체를 앗아가니까요. 그런데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공포스러운 일이죠.

 

가엽게도 너무 자주 일어나는 일이어서 마을 사람들은 당연한 현상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요. 자포자기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곳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은 꿈이 없어요. 꿈은커녕 작은 희망조차 느끼지 못하죠. 아무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았고요.

 

저녁 6시 이후에는 누구도 다니는 이가 없는, 유령 도시처럼 변해버리는 삭막한 동네가 바로 저의 고향이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이런 환경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어요.

  

 

 

저의 가장 큰 불만은 그저, 두 동생들과 아주 좁은 곳에서 함께 자야 한다는 거였어요. 참 소소한 불만이죠? 현실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저 하루를 무사히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저희 동네는 정말 위험한 곳이었거든요. 다른 생각은 꺼낼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요.

  

집 밖에는 웬만하면 나가지 않아야 했고요, 밤에는 특히 절대로요! 매일 밤 저희 동네에서는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요. 마체테(긴 칼)와 총을 들고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과, 정체불명의 비명소리가 매일 밤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컴패션 어린이센터 앞에서 찍은 호세의 어릴 적 사진.

 

 

 

 

Chapter 2.

생애 처음 경험하는 것들

 

 

제가 4살 되던 해, 컴패션에 등록되었어요. 정말 행복했죠. 컴패션 어린이센터는 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의사선생님께 건강 체크도 받았고요, 영약식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영어와 컴퓨터 같은 교육은 정말이지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컴패션에서 가장 좋았던 거요?

음... 하나만 뽑긴 힘들지만

'좋은 친구들'이요!

  

 

 

컴패션 어린이센터에 가면 마음 놓고 같이 뛰어놀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동네 친구들과는 다른 따뜻함이 느껴지는 친구들이었죠. 같이 맛있는 식사도 함께 할 수 있고요.

 

솔직히 처음에는 어린이센터에서 주는 '음식' 때문에 계속 갔던 것 같아요(웃음). 아! 그리고 장난감도요! 집에는 장난감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이 아예 없었는데, 센터에는 신기하고 처음 보는 장난감들이 가득했어요.

 

그냥 놀라웠고, 저를 후원해 주신 분 덕분에 이런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했어요. 멀리 있지만 후원자님이 너무나 궁금했고, 감사함을 담아 매일 기도했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마음에는 따뜻함과 감사라는 것이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Chapter 3.

나의 은인, 나의 선생님

 

  

컴패션에서 만난 인연 중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한 사람'이 있어요. 어린이센터의 세일린(Ceilin) 선생님이에요.

 

전 선생님을 통해 세상을 이끌어갈 '리더'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늘 받게 되었죠. 그 모든 것이 제 인생 가운데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호세야,

어린이센터에 빠지지 않고 꼭 나오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단다.

주어진 숙제는 최선을 다해 하렴.

  

그 모든 것이 너에게 큰 도움이 될 테니까!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며

너의 하루를 책임감 있게 보내야 한다.

 

_세일린 선생님, 컴패션 어린이센터

 

 

 

선생님의 다정한 지도와 격려는 정말 값진 것이었어요. 이런 말을 해준 사람은 제 곁에 아무도 없었거든요. 그전까지는요. 그래서 무엇보다 선생님이 해주신 말을 꼭 지키고 싶었고, 선생님과 가족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어린이센터에 다닐 수 있는 것도, 학교 공부도, 성경 읽기, 기도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것들이었으니까요.

 

 

 

비록 오물 가득한

빗물이 흐르는 집에 살지만,

 

제게도 다른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는

'희망'이 마음속에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 있어, 될 수 있어!'라는 말을 들으니

정말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사실 저희 부모님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다른 삶을, 더 나은 삶을 살기를 그 누구보다 바라셨죠. 부모님도 저도 선생님을 믿고 따르기로 했습니다.

 

세일린 선생님, 그리고 후원자님이 보여주신 끊임없는 사랑과, 격려, 응원 그리고 기도는 제가 어두운 현실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큰 힘과 본보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제가 실패하거나 좌절할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었어요. 컴패션에서 배운 모든 것들은 지금의 제가 될 수 있는 모든 바탕이 되어 주었습니다.

 

 

 

세일린 선생님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고,

제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항상 말씀해 주셨죠.

 

태어난 배경을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 펼쳐질 나의 미래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저의 생각과 마음가짐,

행동에 달려있다고요.

 

 

 

 

 

 

 

 

Chapter 4.

꼭 되어야만 했던 일

 

 

하나님의 은혜로 저는 컴패션의 모든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고등학교도 졸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가슴에 하나의 꿈을 품기 시작했어요.

 

누군가를 돕고 치유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믿게 되었거든요. '의사'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거죠. 사실 10대 시절에 적십자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적이 있었어요. 그 경험이 큰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 꿈은 지역사회 사람들을 섬기고 돕는 의사라는, 구체적이고 깊어진 꿈으로 다듬어졌습니다. 그 간절한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 제가 사는 산후안에서 3시간 거리가 넘는 산토도밍고로 이동해야 했지만요. 하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의학 공부를 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어요.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제게는

학비, 주거비, 교통비, 식비를 충당하려면

전액 장학금 외에는 불가능했습니다.

 

 

 

소수의 학생만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어요. 보통 절반의 장학금을 받지만, 전교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은 사람에겐 전액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죠.

  

지금까지 제 곁에서 힘이 되어준 많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최선을 다해 공부했어요. 결국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통보받던 날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너무 기뻐서 온몸이 떨릴 정도였지 모예요.

 

  

  

장학금은 제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어린이센터에서 배운 모든 것이

사실이었음을, 노력과 헌신은

가치가 있음을 알려주었으니까요.

 

하나님은 제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Chapter 5.

남느냐, 다시 돌아가느냐

 

 

감사하게도 의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니, 아주 중요한 선택이 제게 남아 있었어요.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지더군요.

  

하나는 산토도밍고에 남아 성공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과,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 제가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다시 흘려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적인 기준에서는 산토도밍고에 남아 남들처럼 의사로서 안정적인 길을 걸어가는 것이 당연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게는 하나님이 주신 마음의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소명이 있었어요.

 

 

 

전 알았습니다.

받은 모든 것들이 주어진

은혜이고, 선물이었기에

이제는 그것들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래야 하나님의 사랑이

계속해서 이어져 갈 테니까요.

 
 

 

다시 산후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곳에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도 할 수 있었죠. 아내인 야넬리 수에로(Yaneli Suero) 박사는 저의 동문이기도 했고, 남은 삶을 함께할 진정한 동반자가 되어주었습니다.

 

전 도미니키공화국 민방위대원 병원의 도료 진료를 돕는 보조 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를 '도로의 천사'라고 부르곤 했어요.

  

구급차 안에서 아기의 분만을 도와 상을 받기도 했고요. 많은 분들이 저희들을 영웅처럼 여겨주셨어요.

 

 

전 의료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공로를 인정받아 대의원회에서 일일 대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어요. 또 산후안 지역 보건 운동의 총무로 선정되어 산후안 전역에서 의료활동을 비롯, 의료 지원, 옷, 음식 등을 제공하는 일에 계속해서 참여하고 있죠.

  

그리고 신기한 일이지만 매주 토요일마다 TV에도 나온답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사람들에게 건강에 대해 가르치는 역할을 하게 되었거든요.

 

 

 

 

호세가 자신의 딸을 안고 행복해하고 있는 모습.

 

 

 

 

Chapter 6.

가난의 고리를 끊어내다

 

   

저와 아내는 의료 선교를 통해 산후안 주변의 빈곤한 지역에서 건강을 지켜주고 복음과 희망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컴패션은 제게 최고의 것을 주었어요.

사랑과 희망, 그리고 꿈을 꾸고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죠.

 

있잖아요,

전 가난의 악순환을 끊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선언할 수 있어요!

  

 

 

아내와 저는 얼마 전 사랑의 결실인 딸 소피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딸은 저의 어릴 적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어요.

 

먹을 것, 입을 것에 대한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죠.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면 저희들이 모든 것을 뒷바라지할 수 있고요. 하나님을 알고 또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날 것이라 믿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이 제가 컴패션을 만나 온전히 변화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 그 사랑을 몸소 알려준 컴패션을 통해 저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사랑과 기쁨을 경험했습니다.

  

이제는 그 사랑을 저도 나누고자 해요. 아내와 저, 소피아의 이름으로 컴패션을 통해 한 어린이를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졸업한 후,

마을에 돌아갔을 때

한 이웃분이 평생 잊지 못할 말을

해주었어요.

 

'넌 진흙탕 속을 걸으면서도

더러워지지 않았다'라는 말이었죠.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라났지만, 그 어둡고 부조리한 현실이

저를 물들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당당히 가난의 고리를 끊어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나를 믿어 주고 후원해 준

누군가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요!

 

_호세 프랭크, 도미니카공화국컴패션 졸업생

 

 

 

 

 

 

  

댓글
0 / 300자
  • sunman120@hanmail.net
    2024-03-07 10:06:29

    너무 감동적입니다. 받은 사랑을 또다시 흘려 보낸다는것, 너무 훌륭하십니다. 하나님의 신실한 사람으로 더욱 멋진 삶을 사시길 기도드립니다.

  • jyunee
    2024-02-27 10:50:17

    자신이 받은 조건 없는 사랑을 다시 돌려주는 닥터 호세, 멋지고 너무 고무적인 이야기입니다!

  • kyb0910
    2024-02-26 12:50:48

    ㅠㅠㅠㅠ감동입니다 할렐루야!

  • Subin33
    2024-02-23 20:27:19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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