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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향하는 18년의 동역

  • 작성일 2026-11-05

  

한 사람을 향하는 18년의 동역

 

- 부산 영안교회, 안성종 담임목사님 -

 

 

 

 

  

  

  

  

부산 영안교회와 컴패션의 인연은

2008년 컴패션 선데이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뒤로 함께하는 사역이 하나둘 늘었고,

담임목사가 바뀐 지금도 그 동역은

18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성종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컴패션의 사역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목사님의 답에는 이미 컴패션의 언어가 담겨 있었고,

직접 보고 느낀 확신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마주 앉은 목사님의 눈빛은 맑았습니다.

한 사람, 한 영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더욱 빛나던 그 눈빛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역  

 

Q. 영안교회와 컴패션의 인연이 시작된 건 2008년 컴패션 선데이에서였습니다. 그 시작에 대해 전해 들으신 이야기가 있나요?

 

원로목사님이 계실 때 시작된 일이라 다 알지는 못해요. 그래도 늘 하시던 말씀은 기억이 나요. 컴패션은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라고요.

 

저희 교회가 제일 중요하게 붙들고 있는 게 ‘한 사람 철학’이거든요. 골로새서 1장 28절에 보면 바울이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자로 세우려 한다고 고백하잖아요. 교회가 커지면 아무래도 많은 사람, 많은 사역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저는 목회는 결국 다시 한 사람에게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컴패션도 마찬가지예요. 수많은 어린이를 섬기지만, 그 중심엔 늘 한 어린이가 있죠. 그 가치가 똑같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원로목사님 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쭉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Q. 오랫동안 컴패션과 손잡고 계십니다. 목사님께서 컴패션을 신뢰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컴패션 사역 방식 중에 ‘교회 주도(Church Driven)’가 참 특별하게 다가와요.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우리가 떠난 뒤에 무엇이 남는가’라고 생각하거든요. 선교사님도 언젠가 떠날 수 있고, 기관도 떠날 수 있고요. 그런데 그 지역에 교회가 세워져 있으면, 그 교회가 그곳에서 계속 복음을 전하고 사람을 세워 가요.

 

컴패션은 현지에서 모든 걸 대신하지 않고, 현지교회를 중심으로 어린이 한 명, 한 명을 세워 가잖아요. 저는 그게 가장 건강한 모델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컴패션을 단순한 후원기관이라기보다, 교회가 교회답게 선교하도록 돕는 동역자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25년 2월 방문한 필리핀 비전트립에서 컴패션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안성종 목사님.

 

 

 

 

Q. 컴패션 사역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신 순간이 있었나요?

 

작년에 교회 리더십들과 필리핀 비전트립을 함께 갔어요. 거기서 한 가정을 방문했는데요. 남편이 얼마 전에 소천한 가정이었어요. 자녀가 여럿이었는데, 어린이센터에 다니는 건 그중 한 명뿐이었고요.

 

그런데 현지 목사님하고 선생님들이 그 가정 사정을 다 알고 계신 거예요. 센터에 오는 한 어린이만이 아니라 가정 전체를 품고 계셨어요. 제가 그때 너무 감동받았던 게, 관리가 아니라 목양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사실 사람이 많으면 관리자가 되기 쉽거든요. 그런데 그분들은 목회를 하고 계셨어요.

 

 

 

 

Q. ‘관리’와 ‘목양’의 차이는 영안교회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인가요?

 

맞아요. 저도 우리 목회자들하고 늘 하는 얘기가 “관리자 되지 말고 목회자 되자, 관리하지 말고 목양하자.”거든요. 이게 한 가지 차이인데요. 관리를 하면 숫자를 봐요. 몇 명 왔는지, 상황이 어떤지 데이터를 보죠. 그런데 목양을 하면 그 너머에 있는 사람이 보여요.

  

컴패션도 그래요. 늘 체크하는 것들이 있지만, 그냥 데이터만 보는 게 아니라 그걸 통해서 한 어린이를 어떻게 전인적으로 세워 갈지, 그 가정 상황은 어떤지 살피고 돌보잖아요. 저는 그게 제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잘 맞는 것 같고요. 저희가 더 닮아 가야죠.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진 확신  

  

Q. 비전트립에서 직접 본 현장은 어떠셨나요?

 

가기 전부터 컴패션 사역은 잘 알고 있었어요. 부목사 시절부터 사역훈련도 받고 이미 여러 사역을 함께했으니까요. 다녀오신 분들 이야기도 정말 많이 들었고요.

 

그런데 직접 가서 보니까 전혀 다르더라고요. 한 어린이가 복음 안에서 회복되고, 그 변화가 가정으로 이어지고, 그 한가운데에 현지교회가 서 있는 걸 눈으로 본 거예요. 그때 제 안에서 나온 고백은 아주 단순했어요. “아! 이것이구나!” 머리로 알던 게 가슴의 확신이 된 거죠.

 

 

 

 

Q. 그 비전트립에서 특별한 만남도 있으셨다고요.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한 집에 들르게 됐어요. 거기에 태어난 지 닷새 된 아기가 있었어요. 사실 가기 전부터 품고 간 기도제목이 있었거든요. “하나님, 제가 결연하고 품을 수 있는 어린이를 만나게 해 주세요.”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신 거예요.

 

 

 

 

2025년 2월, 필리핀에서 만난 아기 셔빈. 그때 찍은 사진은 담임목사 목양실 책장에 놓여 있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나게 하신 거구나 싶었어요. 아기를 안고 함께 기도하면서 이 아기가 하나님 안에서 잘 설 수 있도록 기도로, 마음으로 함께 세워 가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리고 1년이 지나 컴패션에 등록된 뒤, 그 아기 셔빈(Chervin)과 결연하게 됐고요. 지금도 제 방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그때 찍은 사진이 있어요.

 

(*셔빈은 태어난 직후, 컴패션의 아기와 엄마 살리기 프로그램(0-1세)을 통해 도움을 받았고, 1세가 되어 1:1어린이양육(1세-자립 가능한 성인) 후원으로 후원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Q. 그때 느낀 것을 교회에 어떻게 전달하셨나요?

 

함께 간 리더십들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매일 저녁 각자 보고 느낀 걸 나누는데, 결국 같은 고백으로 모이더라고요. 그러다 ‘20년 만에 다시 컴패션 선데이를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재정으로 후원하는 걸 넘어서, 온 교회가 함께 그 지역 어린이들을 품으면 좋겠다고요. 다들 좋다고 했고요.

  

사실 담임목사에게 주일예배는 정말 중요해요. 한 해의 설교 계획과 목회 계획이 있으니까, 예배 전체를 내어드리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죠. 그런데 비전트립을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예배를 컴패션에 내어드리는 게 아니라, 그 예배를 통해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는 거라고요.

  

  

 

 

  한 사람을 살리는 교회  

  

 

  

 

 

Q. 목사님께서는 2018년부터 인도네시아의 스탠리(Stenly)를 후원하고 계십니다. 얼마 전 스탠리가 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 소식을 받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기쁘면서도 놀랐어요. 저는 작은 마음으로 한 건데, 그런 소식을 들으니까 ‘내가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싶었거든요. 스탠리가 제 둘째 딸하고 나이가 똑같아요. ‘우리 가족이다’ 하고 늘 얘기했었어요.

  

그 친구가 예수님을 만나고, 꿈을 품고 잘 자라 가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하나님 은혜구나 싶더라고요. 하나님은 많은 사람을 통로 삼아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워 가시잖아요. 내가 하는 이 작은 섬김도 그 통로 중 하나였구나, 그걸 보면서 저도 많이 위로받았어요.

 

 

  

  

Q. 지금 영안교회의 많은 성도님이 어린이를 후원하고 계십니다. 어린이 한 명을 품는 일이 성도의 신앙에 어떤 유익으로 돌아오는지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후원을 통해 과연 누가 도움을 받는가’를 생각해 보게 돼요. 겉으로는 우리가 누군가를 돕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저는 도와준다는 말을 잘 안 써요. 그 시간을 함께 동행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래 지켜보면 후원하는 성도도 함께 변해요.

  

처음엔 내 가족, 내 문제를 두고 기도하던 사람이 어느 날 지구 반대편 한 어린이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게 돼요. 그 어린이의 가족, 그 어린이가 다니는 교회, 나중엔 그 나라를 위해서도요. 기도의 지경, 마음의 지경이 넓어지는 거죠. 신앙의 중심도 조금씩 옮겨 가요. ‘하나님께 무엇을 받을까’에서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누구를 품을까’로요. 저는 이게 제자도의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영안교회의 Growing 252에 함께하고 있는 교사와 어린이, 학부모.

 

 

 

Q. Growing 252*를 2018년부터 이어 오고 계십니다. 교회 안에서 어떤 변화를 보셨나요?

(*Growing 252는 컴패션의 전인적 양육을 통해 성경적 세계관을 세우는, 어린이 제자훈련 프로그램입니다.)

 

몇 년 전 미혼모 한 분이 두 자녀와 함께 교회에 왔어요. 둘째가 그때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또래보다 훨씬 작고 말이나 표현도 잘 못하고, 웃음이 없었어요. 그 어린이를 Growing 252에 연결했어요. 선생님들이 꾸준히 사랑해 주고, 말씀을 가르치고, 함께 먹고, 기다려 줬어요. 그러다 예수님을 영접하니까 표정이 달라지고, 말이 달라지고, 몸도 건강해졌어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어린이 한 명이 살아나니까 엄마도 바뀌고 가정이 살아났다는 거예요. 늘 마음이 어두웠던 중학생 첫째도 수련회 마지막 기도 시간에 저를 찾아와서 “목사님, 저 하나님 만나고 싶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컴패션이 이야기하는 전인적 양육이 뭔지, 우리 교회 안에서 직접 경험한 거죠.

 

 

 

 

Q. 2016년 맺은 북한사역 협약도 10년째가 되었는데요. 그 시간 동안 교회는 이 사역을 어떻게 준비해 왔나요?

 

저희는 지난 10년을 ‘기다린’ 10년이 아니라 ‘준비한’ 10년이라고 생각해요. 2016년에 ‘소망의 땅 북한’이라는 비전을 품고 컴패션과 협약을 맺은 뒤, 2022년에는 어린이센터를 세우고 운영할 수 있는 재정 준비까지 마쳤어요. 그런데 재정만 준비하면 정말 준비된 걸까, 그런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건물을 세울 재정은 준비할 수 있지만, 어린이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품어 줄 사람은 하루아침에 준비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컴패션 사역훈련으로 사람을 준비하고, Growing 252로 어린이센터 사역을 미리 경험하고 있어요. 지금 Growing 252에서 어린이를 섬기는 선생님들이 훗날 북한 어린이들을 섬기는 교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북한의 문을 여시는 건 하나님의 영역이에요. 하나님의 때를 앞당길 수는 없지만, 그때가 왔을 때 준비되어 있을 수는 있잖아요. 그게 저희가 이 사역을 계속 붙들고 있는 이유예요.

 

 

 

 

  

 

  

  

Q. 컴패션 선데이부터 Growing 252, 북한사역, 비전트립까지, 컴패션과 많은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그 시간을 지나며 교회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선교가 몇 사람의 일이 아니라, 온 교회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배웠어요. 컴패션 선데이도 그 마음으로 준비했고요. 그래서 약정서에 ‘기도로 후원하겠습니다’, ‘한 달에 천 원이라도 함께하겠습니다’하는 마음까지 다 담을 수 있게 했어요.

 

저는 컴패션이 우리 교회에 새로운 사역 하나를 더 만들어 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원래 하던 목양과 다음세대, 선교를 ‘한 생명을 세운다’는 하나의 가치로 이어준 동역자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스탠리에게 한마디 전하신다면요?

  

스탠리야,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 줘서 고맙다. 너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아이가 아니라,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귀하게 쓰실 한 사람이라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너도 네가 받은 사랑을 또 다른 한 사람에게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

 

 

 

 

항상 잊지 않기 위해 담임목사 목양실 양쪽 문 안쪽에 붙여 놓았다는 말씀.

 

 

 

 

  

 

인터뷰를 되짚어 보면,

목사님의 이야기는

결국 한 곳으로 모였습니다.

 

한 사람, 그리고 한 생명.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목사님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값을 치를 때 지갑에서

가장 깨끗하고 좋은 것부터

주는 것을 배웠다고요.

마지막 한 장이 남더라도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건네는 삶,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요.

 

얼마나 많은 어린이를 품느냐가 아니라,

받은 은혜를 아는 사람답게

가장 좋은 것을 흘려보내는 것.

 

목사님이 그리는 영안교회의 모습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동역자.

 

영안교회와 컴패션은

오늘도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하나님이 맡기신 한 생명을

세우는 길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한 사람을 향하는

18년의 동역

 

- 부산 영안교회, 안성종 담임목사님 -

 

 

 

 

  

  

  

  

부산 영안교회와 컴패션의 인연은

2008년 컴패션 선데이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뒤로 함께하는 사역이 하나둘 늘었고,

담임목사가 바뀐 지금도 그 동역은

18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성종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컴패션의 사역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목사님의 답에는 이미

컴패션의 언어가 담겨 있었고,

직접 보고 느낀 확신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마주 앉은 목사님의 눈빛은 맑았습니다.

한 사람, 한 영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더욱 빛나던 그 눈빛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ㅣ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역

 

Q. 영안교회와 컴패션의 인연이 시작된 건 2008년 컴패션 선데이에서였습니다. 그 시작에 대해 전해 들으신 이야기가 있나요?

 

원로목사님이 계실 때 시작된 일이라 다 알지는 못해요. 그래도 늘 하시던 말씀은 기억이 나요. 컴패션은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라고요.

 

저희 교회가 제일 중요하게 붙들고 있는 게 ‘한 사람 철학’이거든요. 골로새서 1장 28절에 보면 바울이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자로 세우려 한다고 고백하잖아요.

  

교회가 커지면 아무래도 많은 사람, 많은 사역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저는 목회는 결국 다시 한 사람에게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컴패션도 마찬가지예요. 수많은 어린이를 섬기지만, 그 중심엔 늘 한 어린이가 있죠. 그 가치가 똑같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원로목사님 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쭉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Q. 오랫동안 컴패션과 손잡고 계십니다. 목사님께서 컴패션을 신뢰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컴패션 사역 방식 중에 ‘교회 주도(Church Driven)’가 참 특별하게 다가와요.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우리가 떠난 뒤에 무엇이 남는가’라고 생각하거든요.

 

선교사님도 언젠가 떠날 수 있고, 기관도 떠날 수 있고요. 그런데 그 지역에 교회가 세워져 있으면, 그 교회가 그곳에서 계속 복음을 전하고 사람을 세워 가요.

 

컴패션은 현지에서 모든 걸 대신하지 않고, 현지교회를 중심으로 어린이 한 명, 한 명을 세워 가잖아요. 저는 그게 가장 건강한 모델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컴패션을 단순한 후원기관이라기보다, 교회가 교회답게 선교하도록 돕는 동역자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25년 2월 방문한 필리핀 비전트립에서 컴패션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안성종 목사님.

 

 

 

 

Q. 컴패션 사역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신 순간이 있었나요?

 

작년에 교회 리더십들과 필리핀 비전트립을 함께 갔어요. 거기서 한 가정을 방문했는데요. 남편이 얼마 전에 소천한 가정이었어요. 자녀가 여럿이었는데, 어린이센터에 다니는 건 그중 한 명뿐이었고요.

 

그런데 현지 목사님하고 선생님들이 그 가정 사정을 다 알고 계신 거예요. 센터에 오는 한 어린이만이 아니라 가정 전체를 품고 계셨어요.

 

제가 그때 너무 감동받았던 게, 관리가 아니라 목양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사실 사람이 많으면 관리자가 되기 쉽거든요. 그런데 그분들은 목회를 하고 계셨어요.

 

 

 

 

Q. ‘관리’와 ‘목양’의 차이는 영안교회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인가요?

 

맞아요. 저도 우리 목회자들하고 늘 하는 얘기가 “관리자 되지 말고 목회자 되자, 관리하지 말고 목양하자.”거든요. 이게 한 가지 차이인데요. 관리를 하면 숫자를 봐요. 몇 명 왔는지, 상황이 어떤지 데이터를 보죠. 그런데 목양을 하면 그 너머에 있는 사람이 보여요.

  

컴패션도 그래요. 늘 체크하는 것들이 있지만, 그냥 데이터만 보는 게 아니라 그걸 통해서 한 어린이를 어떻게 전인적으로 세워 갈지, 그 가정 상황은 어떤지 살피고 돌보잖아요.

  

저는 그게 제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잘 맞는 것 같고요. 저희가 더 닮아 가야죠. 아직 갈 길이 멉니다.

 

 

 

 

ㅣ머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진 확신

  

Q. 비전트립에서 직접 본 현장은 어떠셨나요?

 

가기 전부터 컴패션 사역은 잘 알고 있었어요. 부목사 시절부터 사역훈련도 받고 이미 여러 사역을 함께했으니까요. 다녀오신 분들 이야기도 정말 많이 들었고요.

 

그런데 직접 가서 보니까 전혀 다르더라고요. 한 어린이가 복음 안에서 회복되고, 그 변화가 가정으로 이어지고, 그 한가운데에 현지교회가 서 있는 걸 눈으로 본 거예요.

  

그때 제 안에서 나온 고백은 아주 단순했어요. “아! 이것이구나!” 머리로 알던 게 가슴의 확신이 된 거죠.

 

 

 

 

Q. 그 비전트립에서 특별한 만남도 있으셨다고요.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한 집에 들르게 됐어요. 거기에 태어난 지 닷새 된 아기가 있었어요. 사실 가기 전부터 품고 간 기도제목이 있었거든요. “하나님, 제가 결연하고 품을 수 있는 어린이를 만나게 해 주세요.”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신 거예요.

 

 

 

 

2025년 2월, 필리핀에서 만난 아기 셔빈. 그때 찍은 사진은 담임목사 목양실 책장에 놓여 있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나게 하신 거구나 싶었어요. 아기를 안고 함께 기도하면서 이 아기가 하나님 안에서 잘 설 수 있도록 기도로, 마음으로 함께 세워 가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리고 1년이 지나 컴패션에 등록된 뒤, 그 아기 셔빈(Chervin)과 결연하게 됐고요. 지금도 제 방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그때 찍은 사진이 있어요.

 

(*셔빈은 태어난 직후, 컴패션의 아기와 엄마 살리기 프로그램(0-1세)을 통해 도움을 받았고, 1세가 되어 1:1어린이양육(1세-자립 가능한 성인) 후원으로 후원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Q. 그때 느낀 것을 교회에 어떻게 전달하셨나요?

 

함께 간 리더십들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매일 저녁 각자 보고 느낀 걸 나누는데, 결국 같은 고백으로 모이더라고요.

 

그러다 ‘20년 만에 다시 컴패션 선데이를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재정으로 후원하는 걸 넘어서, 온 교회가 함께 그 지역 어린이들을 품으면 좋겠다고요. 다들 좋다고 했고요.

  

사실 담임목사에게 주일예배는 정말 중요해요. 한 해의 설교 계획과 목회 계획이 있으니까, 예배 전체를 내어드리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죠.

 

그런데 비전트립을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예배를 컴패션에 내어드리는 게 아니라, 그 예배를 통해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는 거라고요.

  

  

 

 

ㅣ한 사람을 살리는 교회

  

 

  

 

 

Q. 목사님께서는 2018년부터 인도네시아의 스탠리(Stenly)를 후원하고 계십니다. 얼마 전 스탠리가 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 소식을 받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기쁘면서도 놀랐어요. 저는 작은 마음으로 한 건데, 그런 소식을 들으니까 ‘내가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싶었거든요. 스탠리가 제 둘째 딸하고 나이가 똑같아요. ‘우리 가족이다’ 하고 늘 얘기했었어요.

 

그 친구가 예수님을 만나고, 꿈을 품고 잘 자라 가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하나님 은혜구나 싶더라고요. 하나님은 많은 사람을 통로 삼아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워 가시잖아요. 내가 하는 이 작은 섬김도 그 통로 중 하나였구나, 그걸 보면서 저도 많이 위로받았어요.

 

 

  

  

Q. 지금 영안교회의 많은 성도님이 어린이를 후원하고 계십니다. 어린이 한 명을 품는 일이 성도의 신앙에 어떤 유익으로 돌아오는지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후원을 통해 과연 누가 도움을 받는가’를 생각해 보게 돼요. 겉으로는 우리가 누군가를 돕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저는 도와준다는 말을 잘 안 써요. 그 시간을 함께 동행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래 지켜보면 후원하는 성도도 함께 변해요.

  

처음엔 내 가족, 내 문제를 두고 기도하던 사람이 어느 날 지구 반대편 한 어린이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게 돼요. 그 어린이의 가족, 그 어린이가 다니는 교회, 나중엔 그 나라를 위해서도요.

  

기도의 지경, 마음의 지경이 넓어지는 거죠. 신앙의 중심도 조금씩 옮겨 가요. ‘하나님께 무엇을 받을까’에서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누구를 품을까’로요. 저는 이게 제자도의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영안교회의 Growing 252에 함께하고 있는 교사와 어린이, 학부모.

 

 

 

 

Q. Growing 252*를 2018년부터 이어 오고 계십니다. 교회 안에서 어떤 변화를 보셨나요?

(*Growing 252는 컴패션의 전인적 양육을 통해 성경적 세계관을 세우는, 어린이 제자훈련 프로그램입니다.)

 

몇 년 전 미혼모 한 분이 두 자녀와 함께 교회에 왔어요. 둘째가 그때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또래보다 훨씬 작고 말이나 표현도 잘 못하고, 웃음이 없었어요.

  

그 어린이를 Growing 252에 연결했어요. 선생님들이 꾸준히 사랑해 주고, 말씀을 가르치고, 함께 먹고, 기다려 줬어요. 그러다 예수님을 영접하니까 표정이 달라지고, 말이 달라지고, 몸도 건강해졌어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어린이 한 명이 살아나니까 엄마도 바뀌고 가정이 살아났다는 거예요. 늘 마음이 어두웠던 중학생 첫째도 수련회 마지막 기도 시간에 저를 찾아와서 “목사님, 저 하나님 만나고 싶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컴패션이 이야기하는 전인적 양육이 뭔지, 우리 교회 안에서 직접 경험한 거죠.

 

 

 

 

Q. 2016년 맺은 북한사역 협약도 10년째가 되었는데요. 그 시간 동안 교회는 이 사역을 어떻게 준비해 왔나요?

 

저희는 지난 10년을 ‘기다린’ 10년이 아니라 ‘준비한’ 10년이라고 생각해요. 2016년에 ‘소망의 땅 북한’이라는 비전을 품고 컴패션과 협약을 맺은 뒤, 2022년에는 어린이센터를 세우고 운영할 수 있는 재정 준비까지 마쳤어요.

 

그런데 재정만 준비하면 정말 준비된 걸까, 그런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건물을 세울 재정은 준비할 수 있지만, 어린이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품어 줄 사람은 하루아침에 준비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컴패션 사역훈련으로 사람을 준비하고, Growing 252로 어린이센터 사역을 미리 경험하고 있어요. 지금 Growing 252에서 어린이를 섬기는 선생님들이 훗날 북한 어린이들을 섬기는 교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북한의 문을 여시는 건 하나님의 영역이에요. 하나님의 때를 앞당길 수는 없지만, 그때가 왔을 때 준비되어 있을 수는 있잖아요. 그게 저희가 이 사역을 계속 붙들고 있는 이유예요.

 

 

 

 

  

 

  

  

Q. 컴패션 선데이부터 Growing 252, 북한사역, 비전트립까지, 컴패션과 많은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그 시간을 지나며 교회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선교가 몇 사람의 일이 아니라, 온 교회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배웠어요. 컴패션 선데이도 그 마음으로 준비했고요. 그래서 약정서에 ‘기도로 후원하겠습니다’, ‘한 달에 천 원이라도 함께하겠습니다’ 하는 마음까지 다 담을 수 있게 했어요.

 

저는 컴패션이 우리 교회에 새로운 사역 하나를 더 만들어 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원래 하던 목양과 다음세대, 선교를 ‘한 생명을 세운다’는 하나의 가치로 이어준 동역자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스탠리에게 한마디 전하신다면요?

  

스탠리야,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 줘서 고맙다. 너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아이가 아니라,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귀하게 쓰실 한 사람이라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너도 네가 받은 사랑을 또 다른 한 사람에게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

 

 

 

 

항상 잊지 않기 위해 담임목사 목양실 양쪽 문 안쪽에 붙여 놓았다는 말씀.

 

 

 

 

  

  

인터뷰를 되짚어 보면,

목사님의 이야기는

결국 한 곳으로 모였습니다.

 

한 사람, 그리고 한 생명.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목사님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값을 치를 때 지갑에서

가장 깨끗하고 좋은 것부터

주는 것을 배웠다고요.

마지막 한 장이 남더라도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건네는 삶,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요.

 

얼마나 많은 어린이를 품느냐가 아니라,

받은 은혜를 아는 사람답게

가장 좋은 것을 흘려보내는 것.

 

목사님이 그리는 영안교회의 모습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동역자.

 

영안교회와 컴패션은

오늘도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하나님이 맡기신 한 생명을

세우는 길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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